투명한반창고
니혼슈(사케)를 본격적으로 접하게 된 것은 슈토를 만나고 나서부터이다. 당시 모던한 바(bar) 좌석으로 니혼슈를 마시는 공간과 와인글라스에 서빙을 해주는 것도 처음에 가까웠던 곳이다.
자주는 아니어도 종종 방문한다라는 말이 무색하게 아주 오랜만에 슈토를 찾았다.
지점마다 다르지만 1호점인 니혼슈바 슈토는 캐치테이블 예약시 디너 오마카세가 기본이 된다.
디너 오마카세의 흐름은 전채3종, 사시미, 슈토크림치즈, 생선구이, 스이모노, 튀김, 육고기, 면요리, 디저트 순이된다.
■전채 3종
완두콩 두부, 문어요리, 사시미 샐러드 모나카 순으로 나왔다.
완두콩 두부는 완두콩의 초록색이었으며, 두부라기보다는 모찌떡 같은 질감과 식감이었다. 진한 완두콩의 맛이 입안에서 느껴지며, 초당옥수수로 만든 소스로 달콤한 맛이 가미된다.
문어요리는 돌문어에 가쓰오부시다시를 입혔다.
양념이 되는 다시가 문어에 깊게 베여 감칠맛과 간을 내며 부드럽다.
짧게 아스파라거스와 화이트 아스파라거스가 나오는데 역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낸다.
모나카에 다진 혼마구로와 오이를 소스에 섞은 뒤 우니를 올려내며, 모양새를 충분히 구경한 뒤에 모나카 위를 덮어 샌드처럼 먹는다.
바삭하고 고소한 모나카의 맛으로 시작, 오이가 아삭아삭하고 새콤한 소스와 녹진한 맛을 내는 혼마구로와 우니가 섞인다.
■사시미 모리아와세
참치 등살과 뱃살, 참돔, 시메사바, 아지, 아마애비로 준비되며 와사비와 초생강이 준비.
참돔은 쫄깃하다가 가벼운 숙성의 부드러움에 녹는맛.
아마에비는 이름처럼 단 맛에 충실.
중간에 먹은 순무에서 알싸한 맛이 난다.
아지는 서걱거리는 식감에 쫄깃한 뒷심.
시메사바는 진한 고등어의 비릿함으로 채우는 맛. 올린 쪽파와 생강이 깔끔하게 만든다.
참치 등살은 철분으로 가득한 맛, 뱃살은 기름으로 살살 녹는 맛.
■슈토 크림치즈
가게의 이름과 동일한 슈토는 술도둑이라는 의미이다. 그만큼 술안주로 딱.
크림치즈와 참치내장젓갈, 꿀을 사용.
이를 처음 접한 가게에서는 꿀을 사용하지 않아 두 재료의 숙성풍미가 진하게 났지만 꿀은 숙성풍미를 낮춘다. 여기서 특히 참치내장젓갈의 숙성풍미를 낮추는데 비릿함이 거의 안느껴질 정도.
■생선구이
오늘의 생선구이는 옥돔구이이며 마늘과 줄기상추(야마구라게) 츠케모노 2종을 곁들인다.
옥돔은 껍질이 바삭하게 올라와 있으며 고소한 맛을 내며, 속살은 가벼운 간과 함께 담백하다.
츠케모노의 마늘이 가쓰오부시가 들어가서 새콤한 맛과 함께 감칠맛이 온다.
■스이모노
해장이 될 듯한 시원한 맛의 맑은 국.
향으로는 모르지만 국물의 맛에는 유자의 화사함이 있으며 새콤한 맛이 난다.
직접 만든 진한 맛의 게살완자, 가지는 튀긴 후 껍질을 발랐다고 하는데 스이모노의 향의 대부분은 이 가지에서 온다.
가지는 살짝 아삭한 식감이 남는다.
■튀김
표고를 이용한 멘치까스.
야채를 이용하여 만들었다는 데미그라스 소스가 새콤하게 맞이.
따끈한 온기와 함께 튀김의 고소함과 고기의 육향으로 이어지다 아삭한 연근이 식감으로 포인트를 준다. 표고의 풍미는 마지막에 남는다.
허브오일도 이야기 했으나 맛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한우 투뿔 업진살 숯불구이
겉은 바삭하면서도 탄탄한 식감, 속은 쫄깃하다.
크기가 작아서 그런지 고기의 육즙이 많이 느껴지지 않지만 고기의 풍성함이 좋았다. 소금과 와사비를 제공.
■토리소바
따끈한 육수의 온도가 포근하고 닭기름이 살짝 올라와 스이모노와 다른 시원한 맛의 맑은 국물이었다.
숯불로 닭다리살을 구워 고소한 구운 향이 입에서 퍼진다.
닭고기는 쫄깃한 식감, 육수는 새콤하게 맛의 밸런스를 맞춰준다.
■수제아이스크림
오늘의 수제아이스크림은 시소아이스크림.
시소가 주는 맛이 강한 셔벗같은 인상의 아이스크림.
깔끔한 맛을 내준다.
오마카세 맛은 무난할 수있지만 슈토의 메인인 술과는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