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scious.K
#신림동 #또순이원조순대 #서울둘레길맛집 3
"무려 30년 만에 맛보는 신림동의 맛"
#안양천상류코스: 서울둘레길13코스
서울둘레길 21코스 중에 가장 쉬운 코스다.
석수역에서 출발해 안양천을 따라 약 8Km를 걷는다.
게다가 서해안고속도로 고가의 밑을 따라 걷고, 벚나무들이 우거진 벚나부 터널을 지나는 코스라 늘 그늘지고, 심지어 비가 올 때도 걸을 수가 있다.
당일 이 코스를 택한 이유도 오전까지 비가 내려 산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일 정도로 초급코스.
그렇지만 8키로미터의 전장은 부담이 될 수가 있다.
안양천을 따라 조성된 장미정원, 파크골프장 구일역에 도달하면 고척스카이돔이 관전포인트.
#순대볶음
나에게 있어 순대볶음은 어른의 음식이였다.
시뻘겋게 볶아진 비주얼은 고딩에게도 부담스러웠다.
이런 어른의 음식도 친구들과 함께라면 가능한데, 새로 개통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처음 가보는 동네인 신림동에서 순대볶음을 처음 경험을 했다.
맛있다, 없다의 기억은 희미하지만 유명하다는 신림동 순대볶음의 첫 경험은 여전히 강렬하다.
수십년이 지나 다시 경험한 순대볶음은 HMR 제품이였다.
또순이네 브랜드가 유명하다고 해서 주문해 집에서 조리해 먹었는데, 소주 안주로 이만한게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안양천코스에서 신림동은 조금 떨어진 지역이긴 해도 신림동 쪽으로 우연히 올 일은 거의 없고 HMR 제품에 비해 실제 매장에서의 맛이 궁금해 이번 트래킹의 맛집으로 신림동 순대볶음의 터주대감은 <또순이원조순대>를 찾았다.
#분위기
고딩 때의 기억을 반추해 보면 어렴풋하게 순대볶음 밀집지역에서 먹은 기억이 난다.
사실 또순이네도 그런 스타일일 줄 알았는데, 순대타운 건물에서 독립된 1층 매장을 운영하시고 계셔서 조금 놀랐고 광활한 사이즈의 핑크 의자에 두 번째 놀라움이 느껴졌다.
나긋한 친절함은 없어도 필요한 만큼의 친절함, 알아서 맛있게 볶아주는 서비스는 기분이 좋다.
#메뉴
메뉴가 꽤나 많다.
기본적인 백순대볶음이 있고 양념순대볶음에 곱창볶음이 있다.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되겠다.
여기에 오징어, 오소리, 암뽕 등을 추가한 메뉴들이 철판에서 지글거릴 준비를 하고 있다.
순대국이 메뉴에 들어가 있는 것도 신기한데, 머리고기나 오징어순대도 메뉴 라인업에 들어가 있다.
실제로 낮에는 볶음 손님 말고도 순대국 손님이 꽤 보였던것을 보면 이집 순대국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백순대
백순대볶음에 오징어사리와 쫄면사리를 추가하니 양이 꽤 된다.
당면, 채소, 당면순대, 곱창, 간, 정도가 기본 구성인 듯 하다.
빨간 양념 없이 들깨와 참기름으로 지글지글 볶아내면 쫄면은 살살 눌러가면서 먹으면 된다.
담백한 맛과 고소한 맛이 공존하는 볶음인데 함께 주시는 양념장과 먹으니 맛의 발란스가 맞아진다.
생각보다 조미료의 도움이 들어간 맛이라 백순대만 먹으면 물릴 수도 있으니 양념장이나 소주의 도움은 필수다.
#깻잎
이집읜 깻잎이 없으면 안되겠다.
기본적으로 깻잎을 풍성하게 내어주시는데, 이 깻잎을 찢어 함께 볶아도 좋지만 음식의 무료함과 느끼함을 달래기 위해서는 깻잎쌈으로 먹는 것을 추천하겠다.
당면, 양배추, 순대, 곱창, 오징어를 한 데 올려 싸먹으면 각 재료의 식감이 고스란히 깻잎향과 함께 들어와 맛과 향과 식감을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철판의위력
철판에 볶아먹는 음식의 위력을 이집에서 새삼 느낀다.
뭔가 평범한 볶음처럼 느껴졌던 백순대가 철판에서 노릇노릇 눌어지면서 쫀득한 식감의 눌린 당면이 된다.
수분 빠지고 바삭한 당면은 양념과 어우러져 백순대볶음의 백미가 된다.
참 좋은 음식이다.
맛도 좋고 푸짐하고 가격도 좋다.
실컷 먹어도 3만원 수준이면 되니 어쩌면 4만원이면 만취도 가능하겠다 ㅋㅋ
청담동에서 4-5만원 짜리 파스타도 쉽게 볼 수 있는 시대에 같은 가격, 다른 만족도를 보이는 멋진 세상의 음식이였다.
고등학생 때의 추억이 새록함은 감성의 보너스!
PS: 콜라 한 병 서비스는 기본
#러셔스의베스트스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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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