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별
광진구 중곡동의 안녕 가비에서는 원두를 계속 바꿔가며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를 제공하는데, 예전에는 4,500원 균일가이던 것이, 7월부터 가격이 1천 원 정도 올랐습니다. 사실 이게 당연한 것이, 전에는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같은 커피도 4,500원에 파셨으니 말이 안 되는 가격이지요. 이제는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를 보통 5,500원을 받는데, 생두 가격에 따라 5,000원을 할 때도 있고, 6,000원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너무나 저렴한 가격이지만요.
최근에 마셨던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는 콜롬비아 그랑하 라 에스페란자 만델라 내추럴로, 원래는 다른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 우연히 마시게 되었는데, 처음 마셔보는 만델라 품종의 커피입니다만 아주 맛있게 마셨습니다.
매장에서 제공하는 테이스팅 노트는 무화과, 위스키, 건자두인데, 그냥 마셔도 테이스팅 노트에 부합하는 뉘앙스가 느껴졌습니다만, 커피와 같이 주신 스틱설탕 하나를 고스란히 다 넣으니, 마치 위스키를 살짝 넣은 무화과&자두 주스 같은 풍미가 정말 일품이더군요.
다만 안녕 가비의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는 원두가 굉장히 소량으로 준비되기 때문에 이 커피는 지금은 드실 수가 없구요.(한 가지 원두가 빠르면 2~3일에서 보통 일주일 미만으로 제공됩니다.) 지금은 또다른 맛있는 원두가 준비되어 있을 테니 그걸 드시면 되겠습니다. 특별하면서 오랜 기간동안 제공되고 원두도 구입할 수 있는 커피를 찾으신다면 시즌 블렌드 ‘그 해 겨울’을 드셔보시면 될 것 같구요.
사실 이날 방문도 원래 ‘그 해 겨울’을 마셔보려고 간 건데, 사장님 마음에 꼭 들게 만들어지지가 않아서, 아직 판매 전이라 맛을 보지는 못했는데요. 좋은 커피는 이것저것 다 넣고 만든 블렌드인데, 그렇게 만든다고 꼭 좋은 결과물이 나오라는 법은 없습니다만, 안녕 가비의 것이라면 기대에 충분히 부응할 만한 맛으로 완성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거리와 시간이 허락되는 가능한 많은 분들께서 드셔보심 좋을 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