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청량리 #경동함흥냉면 #회냉면
* 한줄평 : 청량리 재래시장에서 즐기는 냉면 열전 (2)
1. 노인들의 홍대였던 청량리 재래시장에 젊은 세대가 모여들며 <힙량리>로 변모하고 있다. 흑백요리사에 이모카세로 출연했던 김미령 셰프의 <안동집>을 필두로, 강북에서만큼은 충분히 다섯 손가락에 꼽힐만한 순대국밥 식당인 <고향집>, 냄비밥과 청국장으로 유명한 <광주식당>, 직화로 구워내는 돼지갈비가 일품인 <감초식당> 등 미식가라면 누구나 알만한 맛집이 포진해있는 곳이 바로 청량리 재래시장이다.
2. 청량리역부터 제기동역까지 한약재시장과 수산시장, 청과물시장 등 여러 시장이 모여 거대한 상권을 이루고 있는데, 서울의 재래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규모가 큰 만큼 살거리와 먹거리, 경험할거리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3. 몇년 전부터 비주류 음식으로 자리잡았던 <냉면>의 인기가 치솟으며 매니악했던 냉면이 대중의 사랑을 널리 받고 있는데, 청량리 재래시장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서울식 매운 냉면, 춘천 막국수와 모밀국수, 콩국수까지 여름 냉면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장소이다.
4. 재래시장에 아침장을 보러 나온 이들을 상대하다보니 이미 9시 전에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치는데, 내가 알기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른 시간에 냉면을 먹을 수 있는 곳 역시 바로 청량리이다.
5. 이번에 방문한 곳은 꽈배기로 유명한 <그 시절 그 맛>, 생활의 달인에 소개된 <춘천메밀막국수>, <한성함흥냉면> 인근의 <경동 함흥냉면>이다.
6. 함흥냉면 전문점이다 보니 회냉면(13천원)을 주문했더랬고, 재래시장이라 가격은 저렴하고, 양은 푸짐하니 더할나위 없다.
7. 냉면이 대중화되며 냉면 매니아로써 아쉬운 점은 ‘냉면에 미친 자만이 알 수 있는 미세한 한 끗’이 <대중화>되었다는 것이고, 좋은 점은 냉면의 전체적인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8. 이 집 역시 과거 내가 경험했던 냉면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고명의 완성도와 비빔회의 숙성도가 기대 이상이었더랬다. 시장냉면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심지어 감자와 고구마 전분을 적절히 배합한 반죽으로 자가제면을 하는데다 매콤함과 새콤함의 밸런스가 조화로운 양념장 역시 탄사를 자아낸다.
#추가잡설
청량리재래시장에서 만나는 냉면 열전 1편은 춘천메밀막국수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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