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하동
아직 남아있는 학교 앞 술집
예전에 대학가에는 분명히 이런 가게들이 즐비했다. 여러 종류의 음식과 저렴한 가격, 실망시키지 않는 맛. 이 세 가지 조합으로 수업이 끝나면 종종, 자주 가던 그런 술집들이 많았다.
그러다가 요즘 대학가를 보면 이런 가게들은 많이 없어졌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많이 없어지기도 했고, 대신 다른 가게들이 자리를 차지했지만, 아쉽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기역 바로 앞에 있는 곳이다. 막차 오기 2,3분전에 튀어나가면 되는 아주 기가막힌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정말 많은 메뉴가 있었지만, 왠일로 치킨이 땡겨서 치킨과 계란탕을 주문했다. 메뉴판을 보면 가격은 정말 저렴하고 술은 더 저렴하다. 아직 학교 앞의 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계란탕이 나왔는데... 으잉?했다. 그 뭐랄까... 계란찜과 탕 사이의 그 국물많은 계란찜의 느낌이었다. 이게 뭔가 싶어했지만, 나름 식감과 간이 적당하여 먹을만했다.
그리고 치킨이 나왔는데, 그렇다. 옛날 치킨이다. 기교를 잔뜩 머금지 않은 투박한 튀김옷에 염지가 강하게 되어 소금을 찍지 않아도 짭짤한 치킨.
그렇다. 한 입 베어물면 자연스럽게 맥주나 소맥을 찾게 되는 그 술집의 치킨이다. 짠 맛이 강한 편의 치킨이라 밸런스를 술과 치킨무로 달랠 수 있다. 치킨무는 직접 만드셨는데, 사이다가 많이 들어가 그런지 사이다의 단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여기서 그 찜과 탕 사이에 계란탕이 제 역할을 하는데, 계란의 부드러움과 담백한 맛이 치킨의 짠 기를 덜어준다. 술과 치킨무로도 충분하지만 다른 음식으로도 밸런스를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
저렴한 음식과 맛있는 맛과 더불어 왁자지껄한 학교 앞 술집의 분위기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막차시간이 되기 전까지 꺼지지 않는 활발한 분위기가 뭔가 술맛도 음식맛도 더 맛있게 느껴지게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 여기도 추억이었다.
후라이드치킨 - 17,000
계란탕 - 13,000
맥주(1700cc) - 14,000
소주 - 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