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하는 대학생
수업을 마치고, 다음날 일정 땜에 본가로 올라가던 중. 흑석시장에 순댓국으로 유명한 노포가 있다고 해서 방문했다. 재개발로 이전의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지만, 경사 높은 언덕과 흑석시장만은 여전한 것 같다.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노포들을 지나, 아무도 안 갈 것 같은 골목길에 들어가니, 앞에 3팀 정도 대기가 있었다. 사장님께서는 단골들의 이름을 다 외우시는 듯 아는 손님이 오시면 직접 대기 명단을 작성했다. 생각보다 회전율이 느려 30분의 기다림 끝에 입장할 수 있었다.
따로국밥(10,000원)-돈코츠라멘에 가까운 빛깔을 내뿜는 순대국밥. 다데기를 풀기 전 한 입하니, 담백한 육수가 입안으로 들어온다. 잡내는 안 나지만, 간이 심심했다. 다데기를 풀고 부추와 후추를 곁들여 다시 한 입. 빈 도화지에 스케치하듯 재료들의 맛이 올라온다. 심심하다 싶을 때, 고소한 고기에 깍두기나 새우젓을 올려놓아 먹으니, 감칠맛을 더해 막걸리가 술술 들어갔다. 식사를 마무리할 때쯤, 들깨의 풍미가 올라와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하교하고 순댓국이 먹고 싶어서 방문한 진미순대. 노포 특성상 위생이 좋아 보이진 않았고, 특출나게 맛있는 순댓국은 아니었지만, 양이 많아 안주로 먹기에도 식사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식사하시는 단골분께서 흑석시장의 역사, 중대부고 교사 출신 단골손님, <먹을텐데> 방영 이후 단골손님들의 애환(?)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더욱 재밌는 한 끼였다. 단골분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주시고, 단골 한 분 한 분의 이름까지 외우시는 사장님을 보고,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장님의 마인드 또한 배울 수 있었다. 다음에 찾아갈 때는 막창에 소주 한 병을 마시지 않을까 싶다.
맛 😋 4.5/6 가성비 💰 1.5/2 서비스 🍽️ 1/2
총점 🐷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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