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링 - 만양순대국

그전까진 가족들이랑만 가다가 처음 혼자 가보니 양이 너무 차이가 나던데, 이게 전체적으로 양을 확 줄이신 건지 아니면 여성 혼밥 손님이라 적게 주신 건지 모르겠네요. 찾아보니 몇 달 전 지도앱 리뷰에도 여자 혼자 갈 땐 양이 적은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가 있고... 음. 왜 2023년까지도 이런 일로 내가 차별 받고 있는 건지 의심해야 하는 걸까, 화가 나고 착잡합니다. 차라리 고물가 때문에 전체적으로 양을 줄이신 거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최근에 가격이 올라서 9천원이 된 거라 여기에서 양까지 줄이셨을 것 같진 않단 말이죠. 제 기준 맛집까진 아니어도 가깝고 평범하게 괜찮아서 종종 방문하던 가게였는데, 적어도 저는 다시 갈 일 없을 것 같습니다.

순대국은 좀 미묘. 소머리국밥은 좋습니다. 이 집은 안주류가 좋더군요. 기왕 드시는더 정식으로 추천.

노량진에서부터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던 순대국집이라고 하는데, 봉천동으로 이전한 지금은 꽤나 애매한 주택가 도로 한 쪽에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평일 점심 이른 시간부터 만석이 될 정도로 굉장한 인기를 자랑하는 중.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는 순대국 국물이 마치 갈비탕에 다대기 풀어넣은 듯해서 어딘가 많이 낯설다고 느꼈었는데 이번에 다시 먹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고 지극히 익숙한 맛이었다. 뭐지?? 아무튼 얼큰한 국물에 다양한 부속고기가 푸짐하게 들어있고 고기 맛도 좋은 편. 순대가 평범한 찹쌀순대인 점이나 흑미밥이 나오는 점(흑미는 죄가 없지만 국밥엔 흰쌀밥을 먹고싶어요😢) 등 내 취향에 맞지 않는 요소들이 조금씩 있었으나, 가격 대비 질 좋고 양 많은 식사인 것만은 분명하며 서비스로 염통, 간, 허파를 조금씩 내어주시는 것도 좋았다. 흑미밥도 찹쌀을 섞어 지으셨는지 촉촉쫀득한 식감이라 엄마는 꽤 만족스러워하셨음. 순대나 국물보다는 부속고기의 퀄리티가 훨씬 좋았기 때문에, 순대국보단 수육을 먹는 쪽이 만족도가 더 높을 것 같다. 순대국은 순대만/살로만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며, 특이하게도 소머리국밥을 비롯한 소 메뉴와 냉면까지도 취급하신다. 손님이 많은 탓에 실내 분위기나 접객은 다소 정신 없는 편. 가게 앞에 세 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긴 하지만 피크타임엔 자리가 남아있는 경우가 드무니 참고하세요.

순대국은 그저 그렇고. 고기의 질이 좋습니다.

순대국 참 맛있다. 들깨가 듬뿍들어가 구수하고 과하지 않게 얼큰한게 묘하게 맛있다. 이집은 순대보단 내장이나 부속고기를 좋은걸 쓰는게 보인다. 사진은 못 올렸지만 가게에 들어서니 소머리가 반겨줬다. 다음엔 소머리국밥을 먹어봐야겠다. 기대된다. -서울의 숨어있는 골목 맛집 100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