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 한줄평 : Since 1966, 금호동 금남시장 노포 냉면
1. 여름엔 웨이팅 필수인 을지로와 오장동의 냉면집만 <명가>가 아니다.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재래시장>에도 수십년째 터줏대감으로 사랑받고 있는 노포 냉면집이 있다.
2. 이 식당은 1966년 금남시장에 터를 잡고 3대째 운영 중인 함흥냉면집으로 참깨와 오이, 절임무 등의 고명이 수북하게 올라간 <서울식 냉면>의 원조로 알려져 있다.
3. 외식 산업이 태동하기 시작했을 당시에는 대부분 <상호명>이랄게 없었다. 특별한 레서피가 있어 장사를 시작한게 아니라 워낙 없는 전쟁 후 살림통에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게 음식 장사다보니 상호명도, 간판도 있었을리가 없다. 특히나 재래시장 식당들은..
4. 그당시 식당들은 단골들이 식당의 특이한 위치나 주인장의 고향, 외모 등에서 특징을 따와서 이름을 부르곤 했는데, 이 식당은 금남시장 골목 안자락에 자리하고 있다보니 상호명이 자연스레 <골목냉면>이 된 케이스이다.
비근한 사례로 부산 영도의 노포 곱창집인 <서울집>인 것은 부산으로 피란온 주인장 고향이 서울이여서이고, 종로 시계골목의 <곰보냉면>은 창업주의 얼굴에 곰보자국이 있어서 단골들이 붙여준 이름으로 알고 있다.
5. 저렴하게 팔 뿐 저렴하게 만들진 않는 것이 <시장 노포 냉면>의 공통점이다.
가게 벽면 한켠에는 한국의 전통연인 <방패연>에 골목냉면의 정신을 빗대어 해석하신 내용이 있는데, 주인장의 장인정신과 이 집 냉면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9st photo)
6. 해산물 육수를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감칠맛이 참 좋다. 육수 본연의 맛을 깨가 방해하긴 하지만 동아, 깃대봉, 할머니, 곰보냉면 등 역사가 유구한 재래시장 노포 냉면은 한결같이 깨가 과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당시 개업했던 시대의 냉면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7. 세월의 흐름을 견뎌낸 노포의 음식은 그대로 받아들여야지 현재를 살아가는 내 입맛에 맞춰 불평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물자가 귀했던 그 시절에는 참깨든 오이든 무절임이든 무조건 많이 얹어주는 것이 미덕이였을터! 그시절 레서피를 전통으로 안고 내려온 노포의 음식은 견뎌온 세월만큼의 아우라가 있다.
8. 찐만두도 맛있다. 김치만두라고는 하는데 신김치만 잔뜩 들어간 수수한 만두가 아니라 나름 고기 배합 비율이 괜찮은 편인지라 투박하지만, 한접시 더 먹고 싶은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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