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 한줄평 : 상왕십리역 앞에 이런 맛집이?! 이 지역에 거주한지 3년여인데, 이제서야 경험한 <동네맛집>이다. 일전 동네 숨겨진 맛집으로 소개했던 <국수일가> 리뷰에서 지적했듯이 상왕십리역 인근 도선동은 뉴타운으로 개발되며 <노포 실종구역>이 되어버렸다. 이 식당은 상왕십리역 4번 출구 뒤편에 자리한 20년 업력의 추어탕 감자해장국 전문점이다. 찬 바람 맞고 퇴근하며 뜨끈한 국물 생각나서 방문하여 추어탕과 감자탕, 추어튀김 등의 메뉴를 골고루 주문했다. 1. 반찬이 정갈하다. 국밥집 반찬이야 별다른게 없다. 설렁탕 곰탕같은 담백한 국물에는 깍두기와 김치가 큰 비중을 차지하나, 간이 센 편인 감자탕과 추어탕은 사실 상대적으로 반찬 비중이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늘 잔뜩 넣고 버무린 겉절이, 적당하게 무른 오이무침, 신선함이 느껴지는 양배추 샐러드 등은 충분히 인상적이였다. 2. 접객 부분에서도 괜히 황송했다.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고, 모자른 반찬은 더 드리겠다느니, 아이가 먹기에도 추어탕이 맵지 않다며 손님에게 건네는 이야기는 동네의 흔한 맛집을 넘어 <명가>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식당에서 머무른 시간이 오래진 않았으나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전혀 사무적이지 않게, 저 분은 원래 선하시구나라는 진심이 느껴졌다. 3. 메인 음식은 말할 것도 없다. 알고보니 아파트 단지 카톡방에서도 맛집으로 몇 번 거론된 곳인데, 포장 인심이 후한데다 맛도 추천할만하여 퇴근길 워킹맘의 인기 식당이란다. 7천원에 불과한 감자해장국에는 잘 삶아진 감자뼈 두덩이가 들어가 있다. 육질이 부드럽고 잡내없고 맛있고.. 단순한 맛 평가지만, 이 외 더 말이 필요할까 싶다. 아내가 주문한 추어탕 역시 투하한 생부추와 들깨가루가 풀어지며 묵직한 보약 한사발 먹는 느낌이다. 추어튀김은 괜시리 시골 느낌이다. 일본 덴푸라처럼 고급스런 느낌은 덜 하지만 통추어 튀김답게 음식이 투박하면서도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