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가장 추웠던 날, 회사 창립기념일 찬쓰를 헛되이 보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미지의 동네 장안동으로 와서 처음으로 만난 메뉴는 동태탕이었습니다.
이왕이면 천 원 더 보태서 곤이 넣은 것으로 주문했더니만 특순대국처럼 건더기 먹다 지칠 정도로 듬뿍 넣어주시네요. 동태살이나 내장이나 어찌 이리 냄새도 없고 부드럽고, 국물은 또 왜이리 얼큰하고 시원한 것인지.
직접 만드신 반찬이나 김치도 정성 가득하고 하여간 날씨가 한 영하 20도 정도 되면 얼마나 더 맛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따뜻한 밥이었습니다.
서동
밤새 내린 풋눈을 밟으며 동태탕집에 들어섰다. 사장님은 히터 아래가 따습다며 마수걸이 손님을 반겼다. TV에선 간밤의 축구경기 장면이 계속 흘렀다.
이른 아침의 동태국은 첫입부터 얼큰했다. 숟가락질마다 땀이 솟았다. 도톰한 명태 살을 발라 하얀 쌀밥 숟가락에 얹어 한입에 넣었다. 몽글몽글한 이리 덩어리를 간장에 묻혀 보탰다.
동태탕을 먹는데 자꾸 밥이 사라졌다.
김치에서 배추 단맛이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