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키
* 라플루마 앤 보헤미안 (카페, 서울특별시 성북구 안암동 – 수도권 지하철 6호선 안암역 부근)
“명성과 현재 사이에서 잠시 비틀대지만 뚝심 있는 걸음”
보헤미안의 그 명성을 두 번 말해 무엇하려나요.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가 1988년 문을 연 이래, 스페셜티를 필두로 커피 문화를 본격적으로 전파한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매개로서 기능한 장소이죠. 박이추씨가 1998년 열어 10년간 운영하던 카페를 수제자 중 하나인 최영숙씨에게 넘겼고, 이후 보헤미안은 '깃털'이란 이름을 더해 2021년 11월 지금의 위치로 옮겼습니다.
워낙 간만에 들르는 장소라 객관적인 평가가 다소 힘들긴 하지만 요 몇 년 커피를 쬐까씩 마셔가며 느낀 경험에 비출 때 상당히 고전적인 특색이 짙은 로스팅이 특징적이었습니다. 게이샤 네추럴/워시드로 각각 따뜻하게/차갑게 한잔씩 마셨는데 좋게 말하면 절제되고 균형 잘 잡힌 맛이 우러났고, 나쁘게 평하면 다소 평이한 풍미가 지배적이었달까요. 흔히 말하는 ‘한방’은 다소 모자란 인상입니다.
가향과 각종 처리로 대표되는 2차 가공이 커피콩 본연의 맛을 가리거나 해친다면서 이에 반하는 움직임은 이미 하나의 조류를 이뤘고 모 국가는 가공이 두드러지는 원두를 커피 대회에 출품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최 대표도 이런 흐름을 지지하는지는 알 수 없죠.
다만 새로운 조류라는 이름 아래 다른 방식, 과거의 길을 제가 송두리째 부정할 수 있느니만큼 단정적인 평가는 되도록 삼가려 합니다. 기껏해야 소비자인 제가 생산자/판매자의 면모는 당연히 모를테니까요. 그저 이 안암 촌구석(...)에 수준 높은 커피를 내려주심에 감사합니다.
참, 점심 시간에는 손님이 너무 몰려 상당히 음료가 늦게 나옵니다. 사람 많아 쩔쩔매던 최대표님 얼굴이 눈에 선하네요..........
* 2009년 10월 7일 동아일보 기사가 한국의 커피 전문가의 계보를 잘 정리했습니다. 이른바 ‘1서(徐) 3박(朴)’, 즉 융드립으로 이름을 날린 서정달 / 일본 교포였다가 1990년대 중반 귀화한 박이추 / 역시 재일교포인 박원준(박이추와 함께 도쿄 겟샤텐에서 수학) / 박상홍(오사카에서 수학) / 서울 구로동에서 ‘다도원’을 운영한 박원준씨가 꼽힌다네요. 근데 이렇게 되면 3박이 아니라 4박 아닌가?
* 보헤미안이 국내 커피인력의 산실이라는 실례 가운데 하나가 커피리브레 서필훈 대표입니다. 서씨가 5년간 일하며 처음으로 커피를 배운 곳이 보헤미안이며, 당시 점장이던 최영숙씨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주간조선 2015년 6월 인터뷰 등에 따르면 스승으로 모시는 분이라고.
망고
장소 넓어져서 너무 좋아요
훌륭한 커피맛은 그대로ㅎㅎ
근데 이제 핸드드립 한 잔 시키면 초콜릿 한 조각 주시던 서비스는 없어졌나봐요…ㅠㅠ
김혼밥
안암 보헤미안
박이추 선생님께서 계셨다가 현재는 제자 분께서 하고 계시는 안암 보헤미안
옛날에 다른 건물 지하에 있었는데 깨끗하고 넓고 쾌적한 곳으로 이사왔다
급해서 테이크아웃 오늘의 커피를 마셨지만 다음에는 클-래식 강배전 핸드드립으로 정취를 느끼고 와야겠다
뺚사
#안암카페투어_29 1980년대 말,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 선생님이 안암에 오픈한 드립 커피 전문 카페. 사람이 너무 몰리자 피로감을 느낀 박이추 선생님이 수제자 최영숙 선생님께 넘기고 강릉 보헤미안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꾸렸던 공간이라고 한다. 커피리브레의 대표이자 국내 최초 원두 감별사인 서필훈 대표가 커피 공부를 시작한 곳이자, 커피템플, 싸이펀, 헬카페, 에스쿠도, 180로스터스, 그리고 프릳츠의 대표들이 고향 같은 공간이라고 말하는 곳. 최근 카페가 이사 했을 때는 이 분들이 모두 와서 설거지도 하고 서빙도 하면서 그 새로운 시작을 축하했다고 한다. 사실 안암은 세련된 이미지의 커피와는 좀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서 정후 허름한 건물 지하에 있던 카페 '보헤미안'이 한국 커피의 시작이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 했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우연히 '한국에 어쩌다 커피 고수가 많아졌을까'에 대한 영상을 보고 내가 들었던 풍문이 사실인 것을 알게 됐다. 정보가 많진 않아서 오늘 리뷰를 정확하게 쓰려고 좀 더 찾아봤다. 믹스커피만 알던 시절부터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며 드립 커피를 전문으로 하는 일본 고전 커피하우스 스타일의 카페를 운영한, 강릉 커피의 시작이 었던 박이추 선생님도 유명하지만, 지금까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최영숙 선생님도 내노라하는 제자(?)들을 키운 분이라고 해서 신기했다. 이런 사실은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내가 안암에서 같이 지낸 친구들에게 정후에 있는 카페 중에 하나가 사실 한국 커피에 의미있는 공간이라는 이야기를 하면 다들 신기해할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안암의 보헤미안'은 그만큼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커피를 내리며 자신만의 길을 가는 곳이라는 의미가 크다고 한다. 몇 년 전 위치를 2분 정도 떨어진 새건물로 옮기면서 상호명은 '라플루마 앤 보헤미안'으로 바뀌었다. 라플루마는 깃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시작인 보헤미안을 잊지 않으면서도 20 여 년을 지하 카페를 지키며 수많은 바리스타와 로스터를 키워낸 최영숙 선생님의 공간을 의미하는 '라플루마'가 추가된 것 같았다. 공간은 1층에 넓게 자리했는데 좌석은 계단을 통해 살짝 아래로 내려가야한다. 밝은 공간으로 카페를 옮기면서도 예전 지하일 때의 보헤미안의 느낌이 나기도 해서 좋았다. 커피 가격대는 7000원 이상으로 약간 비싼 편이지만, 오늘의 커피를 2000원에 테이크아웃 할 수 있다. 드립 커피이고 오늘은 에티오피아 워시드 원두라고 하셨다. 이 외에도 테이크 아웃 커피들은 매우 저렴한 가격대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원두 정기배송도 한다. 오늘의 커피도 모르는 사람이 마셔도 이건 평범하지 않다.. 싶을 정도로 당연히 너무 맛있었는데, 오늘 찾아본 영상에서 그 맛을 인상 깊게 표현해줬다. 전술한 제자 분들이 새로 자리를 옮긴 '라플루마'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였다. 끝머리에서 애정을 가득 담아, '이 커피의 맛을 직접 보고 그 수준을 한 번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소개한다. 20분 짜리 심심한 영상이였지만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의 인생을 옅본 것 같아서 배울 점이 있었다. 정보를 좀 더 찾아보고 커피 맛을 보기 전에는 카페 공간도 좀 어수선 하고, 뭔가 정리되지 않은 서비스에 속으로는 실망을 조금 했었다 (원두 판매에 더 중점을 둔다고 한다). 하지만 알고 보니 커피에 있어서는 어떤 곳 보다 꾸준함을 지키고 있는 분의 커피를 2000원에 맛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요새 컨셉이나 공간에 대한 부분도 음식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본질이란 뭘까 다시 돌아보게되는 곳이였다.
리자몽
으아아 갓내린커피가너무맛잇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