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평안도 실향민들이 꼽은 고향 맛의 평양냉면>
장충동계 평양냉면의 수장, 평안도 실향민들이 꼽은 고향 맛에 가장 가까운 평양냉면집이기도 하다. 논현동과 도곡동에도 자녀분들이 하시는 동일 상호의 냉면집이 있다.
서울 평양냉면집 계보를 보면 크게 의정부계와 장충동계로 나뉘는데 의정부계의 경우 필동면옥, 을지면옥 등 두 곳을 가본 바 있다. 그러나 장충동계는 이번이 처음이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큰 수식어가 필요 없지만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되었다. 그래서인지 손님들 연령대가 다양하며 외국인들도 보였다.
메뉴는 평양냉면을 필두로 불고기, 어복쟁반과 같은 다양한 요리들이 있는데 대체로 가격대가 사악하다. 제육과 만두가 가장 인기가 좋대서 둘 다 한 접시씩 주문하였다.
찬은 김치와 무 절임이 전부고 만두엔 찍어 먹을 간장이, 제육엔 곁들일 마늘, 쌈장, 새우젓이 추가로 제공된다. 김치와 무 절임은 시원하긴 하나 산미가 없고 슴슴한 편
제육은 가격 생각하면 양이 많진 않은데 셋이 먹기 모자라진 않았다. 한눈에 봐도 좋아 보이는 삼겹살 부위를 썼고 의정부계 제육과 달리 온도감 있고 촉촉한 스타일
잘 삶았고 적당히 야들야들 부드러운 게 씹는 맛도 좋은 제육이었으나 개인적으로 차가운 걸 선호해 큰 감흥은 없었다. 따로 부탁드려 받은 비빔 양념장과 잘 어울렸다.
인상적이었던 건 만두인데 한입에는 절대 못 넣을 만큼 큼직한 것부터 마음에 들었다. 돼지고기, 두부, 숙주가 들어간 이북식 만두로 높은 포만감에 담백한 맛이 훌륭했다.
늘 그랬듯 선주후면에 따라 마무리로 먹은 평양냉면은 육수에 쨍한 맛도 거의 없고 생각보다 많이 밍밍했다. 육향도 잘 안 나고 뭔가 애매모호해 입문용 평냉은 아닌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