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 한줄평 : 충주 누룽지 백숙의 최고봉
외식 문화의 발달로 충주에도 맛집이 다양해졌다지만, 고향을 떠난지 이십여년이 훌쩍 넘은 내 기억 속 충주의 최고 맛집 중 하나는 바로 이곳, 장수촌이다.
지금이야 서울 성북동과 경기도 외곽 지역에 <누룽지 닭백숙> 메뉴를 취급하는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대학생 시절 백숙을 국이 아닌 <찜>으로 조리하고, 닭국물에 누룽지를 말아 죽처럼 먹는 메뉴는 가히 혁명적이였다.
내 기억 속 이십여년 전 공연을 위해 충주를 찾은 연예인들과 시청 공무원들의 단골 맛집으로 <원탑>이였을 정도였으니..
수많은 먹거리를 섭렵해온 내 기준으로 닭을 메인으로 요리한 식당 중 아직도 이 집은 내게 원탑이다!
백숙을 어찌나 제대로 쩌냈는지 퍽퍽한 가슴살조차도 부드럽기 그지없다. 워낙 회전율이 좋은지라 메인 재료인 닭의 신선함도 이 집의 장점이다.
참고로 실제 닭뼈가 검은 색을 띠는 경우 오래된 닭이라고 보면 십중팔구 맞다.
찐득한 닭육수에 풀어진 누룽지도 일품이다.
이대로 먹어도 훌륭하지만, 발라낸 백숙 살코기를 곁들이면 제주식 닭죽과 비슷해진다. 곁들임 찬으로 나오는 무심한듯 고추가루와 액젓을 넣어 척척 무쳐낸 배추무침과 세로로 크게 썰어나오는 무김치도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