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맛고을길의 제일식당이 풍년각으로 바뀌었다.
경북 내륙 스타일을 잘 지켜온 맛고을길 중식당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던 곳인데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요즘 중국집으로 바뀐 것이 무척 아쉽다.
간자장은 물기가 배어 나오는 맥아리가 없는 모습이고, 마파두부는 그저 밋밋할 뿐이었다.
탕수육은 그래도 튀김 상태가 괜찮았는데 소스가 내가 좋아하던 그 맛이 아니었다.
좋아하던 식당들이 남아있는 동안에 많이 먹어둬야.
준
오랜만에 재방문. 가격이 약간 올랐다.
모두 비슷해보이지만 각각 짬뽕, 야끼우동, 매운면이다.
준
숨겨진 중국요리의 명소 예천. 이상하리만치 좋은 중국음식점이 많으면서, 하나같이 세월의 흐름을 비껴간 듯 오래된 스타일이 유지되고 있다.
개중에서 내가 가장 즐겨찾는 곳은 먹자골목 입구 쪽의 제일식당.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탕수육은 80년대에 먹던 그것이다. 케첩 등이 들어가지 않은 옅은 색의 소스에 바삭함보다는 쫄깃함이 강조된 튀김옷,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스에 향을 더해주는 배춧잎.
그리고 예천 향토 중국요리(?)인 매운면도 빼놓을 수 없다. 이름은 매운면인데 붉은 색이 무색하게 그다지 맵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고춧가루 맛이 가미된 녹말소스를 끼얹어 먹는 면요리로, 볶아서 나오는 대구의 야끼우동과는 사촌 관계라 할 수 있을 듯.
같은 지역의 북경반점이 좀 더 발전된 스타일로 좋은 요리를 낸다면, 제일식당은 박제된 그 맛을 보다 완성도있게 다듬었다는 점이 대조적이다.
들를 때마다 자리가 넉넉한 건 참 좋지만, 이왕이면 손님들로 북적이고 오래오래 갈 수 있기를 바라는 가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