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링 - 아메리칸 레스토랑

김천에서 출발하기 전 예약하고 찾아간 칠곡 왜관 아메리칸레스토랑. 미군부대 앞 상가에 위치해 있고, 장사를 안 하나 싶을 정도로 셔터를 굳게 내리고 있는데 거의 정각 12시가 되면 셔터를 올린다. (매주 월요일 휴무) 예약자 우선순위로 입장을 하는 식당이라서 오픈 1시간 전에 예약을 하는 게 좋은 방법인데 만약 예약하지 않고 간다면 기다리기 십상이다. 손님 10명 중에 8명은 돈까스를 먹는 편이지만, 함박스테이크도 심심찮게 주문을 한다. 요즘 물가에 발맞춰서 돈까스가 12,000원이 되어 버렸다. 이에 덩달아 15,000원인 함박스테이크 가격을 보니 가슴 철커덩 내려앉는 기분이다. 어쩌면 수도권에서는 이런 가격이 평균일지도 모르겠다. 어른 손바닥을 넓게 펼친 크기만큼이나 큼직한 돈까스에는 '아메리칸 레스토랑'의 가장 큰 매력인 소스가 듬뿍 껴 얹혀서 나온다. 터무니없이 진하게 느껴지는 과일 맛 또는 신맛이 강한 소스가 아니라 달콤하고 기분 좋은 맛이 우선적으로 느껴지는데 풍미가 끝내준다. 그리고, 소스를 끓일 때 함께 들어간 야채도 돈가스 위로 올려지는데 조합이 꽤 좋다. 기본 반찬으로 오이 피클과 배추김치, 돈까스를 담아낸 큰 쟁반 주변에는 양배추 샐러드와 머스터드소스로 버무려낸 마카로니, 진한 자줏빛의 강낭콩도 있어서 심심하지 않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돈가스에 묻어 있는 기름짐과 맛 좋은 소스가 뒤섞이니 풍미가 더욱 좋고, 고기의 두께가 살짝 있는 편인데도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좋다. 소스를 돈까스 위로 뿌려주는 일명 경양식 돈까스 중에서 아메리칸 레스토랑이 내 마음속 최고의 맛이라 생각하지만 가격만 놓고 보면 어딘가 허전한 기분도 든다. 40분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돈까스를 먹으러 올 만큼 맛이 좋다고는 하지만, 호불호야 어느 식당을 가도 사람마다 다 있겠다. 그러나, 예약하지 않은 자. 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먹는다는 것은 여전히 맛이 좋기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