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부산영도 #복성만두 #만두백반
* 한줄평 : 부산에만 있는 메뉴, 만두백반
1. 부산의 식문화에 깊이 들어갈수록 심화 단계별로 돼지국밥, 밀면, 간짜장, 만두의 도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부산에 조선 후기 개항장 시대부터 대한민국 근대사에 이르기까지 전국팔도 사람이 모여 살며 만들어낸 <문화 용광로>에서 만들어낸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2. 돼지국밥 역시 이북의 맑은 고기 육수, 밀양의 진한 소머리국밥, 일본의 돈코츠 라멘, 제주의 몸국 등의 문화가 통섭되어 완성된 음식이고, 부산의 또다른 대표 음식인 밀면 역시 흥남부두 철수 작전 당시 내려온 함경도 지역의 농마국수와 전쟁물자인 밀가루라는 요소가 만나 탄생한 음식이다.
3. 부산의 만두 역시 특별하다.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강제 개항된 부산포에 화교가 유입되었고, 1949년 중국 본토가 공산화되며 한국땅에 살던 화교들이 눌러앉게 되면서 화교 정착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화교 정착 시대가 도래하며 전국 방방곡곡에 중화요리집이 널리 퍼졌다.
4. 개항장인 인천은 연안지역의 각종 해산물을 이용한 청요리와 짜장면이 유명하다지만 부산의 중식은 오히려 짜장면보다는 산둥지역의 만두가 오히려 더 일절이다.
5. 이제는 서울에도 만두를 주연 음식으로 등장시킨 식당이 여럿 등장했다지만, 부산의 중식당 중 인지도 높은 곳들은 이미 (짜장면은 팔지 않고) 만두로 유명한 신발원, 마가만두, 금룡(북구) 등이다.
6. 부산의 만두는 <중식만두>가 주류를 이뤘지만, 한국식 만두 또한 <또렷한> 색채를 유지한 채 빛을 발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식당이 부산 영도의 <복성만두>이다.
7. 우리가 설날 먹는 음식인 떡만두국도 기후와 경작 작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밀경작권인 북쪽 지방은 추운 겨울 음식의 보관이 용이한 만두를 잔뜩 만들어 즐겼고, 쌀경작권인 남쪽 지방은 떡을 주로 만들었다. 중간지대인 수도충청권은 설날에 떡만두국을 먹었다.
8. 남쪽지방인 부산에 떡이 아닌 만두가 부산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은 것은 중국 화교와 이북 피난민으로부터 받은 영향이 크다. 여기에 밥을 말아먹는 ‘경남지역의 국밥 문화’가 더해져 부산의 만두국은 <사골국물로 육수를 내고, 나중에 밥을 말아먹는 백반>이라는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9. 부산 영도 깡깡이마을에서 40여년째 영업 중인 이 집 역시 김치와 단무지 등 반찬이 나오는 만두백반이 대표 음식이다.
10. 밀면처럼 풀어지지 않은 양념장이 얹어 나오는데, 나온 그대로 사골국물과 만두를 얼추 즐기고, 양념장을 풀어 해장국처럼 빨간 국물을 2차로 즐긴 후, 만두가 한두알 남았을 때 만두를 터뜨리고 밥을 말아먹는 것이 내가 발견한 최고로 맛있게 먹는 방식이다.
하동하동
아니… 왜 만두국에서 갈비탕 맛이 나는거냐고요…
부산은 의외로 중국식 만두가 유명한 곳이다. 차이나타운의 만두집들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구포의 금룡도 있고 의외로 중식만두의 강자들이 숨어있는 곳이다. 그런 중식만두 속에서도 한국식 만두를 내는 아주 훌륭한 곳이 있다.
영도의 공업소 골목 중간에 만두집이 있다. 테이블은 좌식까지 포함해서 5개 정도, 만두백반과 찐만두를 주문했다.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 이게 마진이 남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
만두국이 나왔다. 만두가 5개정도 들어있고 계란, 다대기 그리고 소고기와 당면이 가득 들어있다. 어?… 이거 만두만 빼면 갈비탕의 구성과 다를게 없다.
다대기를 풀지 않고 국물을 먹었는데, 이거 갈비탕이다. 고기 육수의 진한 맛이 탁치고 들어왔다. 후추를 살짝 톡톡 뿌려서 먹으면… 더 갈비탕 같다. 만두국에 들어간 만두는 피가 상당히 큰 편이었는데, 만두소는 그냥 고기다. 중간 중간 들어있는 파는 양심상 넣은거 같고 고기로 무지막지하게 채운 만두다.
만두국이라고 하지만, 이건 만두피를 살짝 첨가한 고깃국이었다. 실제로 밥을 말고 남은 만두를 으깨고 다대기를 풀어서 먹으면, 비주얼은 영락없는 갈비탕이다.
찐만두는 만두백반에 있는 만두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길게 나와있는 만두에 간장을 찍어서 먹었다. 일단 만두피는 좀 두꺼운 편이라, 부드러운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이 찐만두도 그냥 고기만두다. 만두소에 또 무지막지하게 고기가 많이 들어가있는데, 이게 그렇게 부담스럽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담백한 만두소였다. 실수를 한게 있는데, 군만두를 시켰어야 했다.
찐만두를 먹다보니 중간에 만두가 식으면서 조금 먹기 힘들어졌다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군만두였다면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만든 만두국과 찐만두가 고기소가 가득 들어있지만 느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은 그런 만두다. 그리고 맛있는 갈비탕은 덤이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가격이다. 진짜… 이렇게 팔아서 가게가 유지가 가능한지 의심이 드는 그런 가격대였다.
정말 싸고 배부르게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만두백반 - 6,000
찐만두 - 5,000
춘룡
영도 조선소 근처의 골목에 있는 오래된 가정집. 간판이 작아 찾기도 쉽지 않다. 브라운관 티비, 옛날 달력, 어느것 하나 오래되지 않은 것이 없다. 직접 빚은 만두가 최고. 부산역 맞은편의 차이나타운 만두보다 낫다. 이 가격에 이 퀄리티라고? 먹으면서 계속 메뉴판을 쳐다보게된다. 사실 만두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집은 서울에서 친구들이 올때마다 데려가고있다. 카드결제가 안되는것만 빼면 만족. 항상 만두백반에 군만두를 추가한다. 백반만두와 군만두는 식감이 하늘과 땅 차이니까 꼭 같이 시켜서 먹어보자.
Martin_마틴
여기가 바로 영도의 군만두, 만두국 맛집 !!
기대 안하고 친구한테 끌려갔다가
만두로 기름지고 배찬 하루였어요.
멀리서 찾아오기에는 단촐해서 그러려니 하지만
근처에서 찾아가기엔 이런 훌륭한 만두집이!
할만한 ..!
결론은 가서 후회 안한다 ☆
#뽈레2022연말결산
Colin B
6천원에 맛보는 수제 만두국 백반. 그리고 취향 저격 만두김치국. — 깡!깡! 고철 내려치는 소리와 위잉위잉 밀링머신이 돌아가는 소리. 코를 찌르는 기름 냄새와 어딘가 음습한 거리의 분위기. 식당을 찾아가는 길이 영등포 기계상가에 있는 <덕원>을 찾아가는 길과 참 많이 닮았단 생각을 했다. 거리보다 더 허름한 식당. 가게 한 켠에선 한 남자가 만두피 반죽을 하고 있다. 밖에 비가 땀처럼 주룩주룩 내려서 더 그랬는지, 그 모습이 무척이나 고되 보인다. 시야에 겹치는 그 뒤의 차림표엔 4~6천원 짜리 음식들이 줄 지어있다. 어려서부터 집에서 만두 빚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 귀찮은 걸 언제 해 먹느냐는 이유였다. 명절 때만 먹을 수 있었던 외할머니의 만두는 시판 만두피를 쓰고 여러 사람들이 달라붙어도 만두를 맛보기까지 수시간이 걸렸다. 그런 만두를 만두피부터 직접 만들어, 소를 넣고 모양을 잡은 뒤, 별도로 낸 육수에서 삶고, 밥과 몇 가지 반찬과 함께 상을 차리는, 이 고생스런 만두백반이 6천원이라니. 물가가 오르기 전만 해도 4천원이었다는 소릴 듣는데 기가 차더라. 가격만 좋은 게 아니다. 생생한 만두피와 구수한 육향이 나는 소. 진득한 국물에 기름 몇 방울과 후추로 포인트를 준 국물도 훌륭하다. 그리고 취향을 저격당한 김치만두국. 김치만두를 넣은 국이 아니라, 고기만두를 넣은 김치국이다. 시큼한 김치국에 밥을 말고 구수한 고기만두를 쪼개 한 입에 넣으면 그 조화로움이 말도 못한다. instagram: colin_be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