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율
동성반점_중화요리부문 맛집(4)
최근방문_’24년 11월
1. 음식계의 외래종이라 여겼던 “중화요리”가 어느새 긴 역사를 거치며 우리나라 음식으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 덕분에 우리나라 곳곳에 다양한 업장들이 생겼고, 이제는 한 지역을 방문하게되면 그 지역 유명한 중식집을 방문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었다.
2. 문경을 지나갈 일이 있었고, 평이 괜찮은 중식집이 있어 방문하게 된 곳이 동성반점이다. 가는 길은 길거리에 사람 한명 안보이고, ‘이 곳이 맞나??’ 싶은 동네로 진입하는데 ㅋㅋ 그 곳이 맞다.
3. 조용한 동네처럼 가게에도 손님은 아무도 없었고, 노부부 사장님 두분이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 나이 때문이신지 말도안되는 조리시간을 기다릴수 밖에 없었지만 맛 만큼은 훌륭했다.
- 탕수육 (20,-)
: 아마도 여태 먹어본 가장 슴슴한 탕수육이 아니었을까 싶다. 끈적한 소스가 은은하게 단맛을 내고, 간이 약한 덕에 소스 안 배추와 당근이 강한 재료의 단맛을 온전히 뿜어낸다. 간이 약하니 초간장에 고추가루 넣어 찍어먹는데 ㅋㅋ 이 맛이 묘하게 매력적이다.
- 삼선짬뽕 (12,-) *
: 이건 진짜 별미다. 이렇게 기름지지않은 짬뽕은 정말 처음이다. 버섯(특히 표고)의 시원하고 진한 맛이 더해진 채수 베이스 육수는 상당히 깔끔하다. 덕분에 신라면의 느낌이 물씬 도는데 ㅋㅋ 건강한 짬뽕계열 최고권위를 접한 느낌이다.
: “삼선”을 추가한 덕에 아픈몸 이끌고 할아버지께서 재료를 옆 집에서 가지고 오신 덕에 참 늦어졌다. 그리고 맛에 큰 영향도 없었고, 해산물의 상태도 아쉬웠다. 삼선은 비추다.
- 고추간짜장 (8,-) **
: 기가 막힌다. 매운음식을 못먹는 맵찔이임에도 불구하고 후루룩 다 먹어버렸다. 길쭉하게 고추가 썰어져 같이 나오는데 딱히 매운맛을 간짜장의 기름이 중화시켜버린다. 덕분에 매운맛이 뒤 늦게 치고올라오는데 ㅋㅋㅋ 이미 더 먹을 음식이 없어서 문제가 되진 않았다ㅋㅋㅋ
: 깔끔하다. 고추가 없더라도 지나치게 달거나 기름진 맛 없이 깔끔한 내스타일의 짜장이 아닐까 싶다.
4. 주문시 손님은 우리밖에 없었고, 음식이 다 나오는데까지 약 50분이 걸렸다ㅋㅋ 사실.. 후룩 먹고 가려던 계획이라 당황했지만 ㅋㅋ 맛은 할말없을정도로 맛있었다. 혹시 방문한다면 조리시간이 길다는 점은 고려해야한다. 다 먹고 나오는데까지 적어도 1시간정도로 생각하는게 좋겠다.
5. 어르신 두분이 운영하시는데, 힘들어 하심이 보여 걱정된다. 앞으로 이 맛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크다. 오래오래 하셨으면.. 싶다.
* 결론
대만족
권오찬
#문경시 #동성반점 #탕수육
* 한줄평 : 아는만큼, 경험한만큼 보이는 상대적인 평가
• 문경시 신기동의 시멘트 공장 이야기
• 60여년은 족히 넘은 시골 화상 중식당, 동성반점
• 탕수육에 아로새겨진 시간의 흔적
1. 문경시의 중심인 문경읍에서 문경새재로 올라가다보면 신기동이라는 마을이 있다. 한국전쟁 후 전후 복구와 한국 경제 재건을 위해 국제연합 한국재건단이 이 곳에 1957년 시멘트 공장을 설립하였으며 충주 비료 공장과 더불어 대한양회 시멘트 공장은 우리나라 근대 산업화 기지의 상징이었더랬다.
2. 새마을사업 등 건설 경기가 한창이었을 때는 신기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1천명에 달했다고 하니 이 지역의 영화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3.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화상 노포, 동성반점은 지역 주민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한양회 시멘트 공장이 설립된 시기 즈음해서 개업했다고 한다. (대한양회는 1975년 쌍용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쌍용양회가 흡수 합병)
4. 깔끔하게 관리된 건물 외관을 보면 중간에 새로 건물을 올렸겠지만, 이제는 농어촌 마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재래식 좌변기가 화장실에 설치되어 있고, 독립된 방에는 여전히 좌식 테이블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건물 건축 시기를 1980년대로 추정할 뿐 가게의 역사는 그 이전으로 셈해야 할 것이다.
5. 가게의 오랜 업력은 음식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추억의 탕수육은 결국 추억하는 이가 어느 시대를 그리워하는지 ‘상대적인’ 개념이다. 내가 기억하는 유년 시절의 탕수육은 1980년대 초반 청요리집의 고급 요리였더랬다.
탕수육과 짜장면이 속도전으로 진행되었던 ‘산업화 시대의 전투식량’으로 전락하며 특히나 탕수육은 달고 시고 극단적인 맛의 소스와 바삭함을 강조하다 못 해 딱딱한 고기 튀김 등 1차원적인 맛을 내는 요리로 하향 평준화되었다.
6. 내가 추억하는 그 시절 탕수육은 바삭한 튀김옷 안에 부드러운 식감의 고기, 자극적이지 않고 다소 밋밋한 하얀 색 소스로 이루어졌더랬다.
우리가 삼겹살이든, 탕수육이든, 만두든 간장이나 소금 등 컨디먼츠에 찍어 먹는 것은 결국 ‘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인데 당시 탕수육이 지금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고급스러운 맛을 내다보니 ‘간장+식초+고춧가루’ 양념장에 찍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7. 이 집 탕수육에 아로새겨진 시간의 또다른 흔적은 소스의 배추이다. 지금 우리가 김장 배추로 사용하는 것은 한반도 토종 배추가 아니라 화교가 가져온 <호배추>이다. 한반도 토종 배추에 비해 호배추는 3배 가량 알이 실하고 단맛이 좋아 청요리에 널리 사용된 식재료이다.
그래서 노포 화상 식당에 가면 탕수육이나 난자완스에 사선으로 손질한 배추를 왕왕 볼 수 있는데, 이 집 탕수육에도 배추가 사용되었다.
8. 간짜장은 시중의 여타 중국집에서는 경험하지 못 한 맛이다. 단맛이 배제되었고 고소한 춘장의 풍미가 가득한 ‘딱 떨어지는 맛’이다.
9. 문경 역시 경상북도에 속란 지역인지라 메뉴판에 ‘야끼우동’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주문해봤다. 한국식 야끼우동은 대구 동성로 중국집에서 태어나 전국으로 퍼지며 지금은 ‘볶은짬뽕’이란 이름으로 사랑받는 음식이다.
잘게 다져낸 야채와 칵테일 새우를 볶아낸 이 집의 야끼우동은 맵칼한 대구식과는 또다른 맛을 내는데, 근사한 경양식당의 짬뽕 파스타를 연상케 한다.
엥겔
기묘한 곳
아주 아주 구석에 있는 중국집인데, 화교부부가 하는 곳이라 영업시간도 들쭉날쭉이고 쉬는 시간도 언제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찾아가면 시간마다 울리는 괘종시계 하며, 20세기 것으로 보이는 카드리더기같은 것들이 정말 시간 여행 한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옥색 가구 때문에 묘하게 진짜 해외같은 느낌도 있고.
주문이 들어가면 그때부터 원재료 손질을 하시는지, 우리 말고 아무도 없었음에도 30분 ~ 1시간에 걸쳐 메뉴가 나왔고, 내오는 시간을 맞추지 않고 되는 대로 가져다주신다.
맛이. 진짜 특이하다.
탕수육이 진짜 밍밍한데…. 묘하게 계속 들어간다🙂↔️ 튀김은 너무 신선하고 보들보들 갓튀긴 바삭함인데 소스는 탕수육 소스라기엔 너무 밍밍하고 오히려 좀 달큰한 젤리같은 느낌이었다. 야채도 이제 막 손질했는지 다 아삭하고 전혀 숨이 죽지 않는다. 탕수육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요리같았다.
짜장면이랑 짬뽕도 덜 느끼하고 간이 진짜 약했는데, 원재료 맛이 엄청 아삭하게 나면서 이게 뭔가 집에서 하면 이런 맛이 나려나 싶을 정도로 계속 퍼먹게 된다. 이런게 중국식 가정식인가..?
먹으면서 막 엄청 감탄하게 되는 그런 집은 아닌데 묘하게 오래 생각나고 왠지 또 먹고 싶은 맛
☝🏻 식사류 양이 엄청 적다. 라면 한그릇 정도 양?
뒤퐁
외갓집 가는 길에 검색해서 간 동성반점.
문경시 랭킹(?) 1위에 있어서 방문.(위치는 점촌쪽이다)
전체적으로 인천이나 도시에서 먹는 맛이 아닌 예전 동네중국집 느낌이 물씬나는 맛.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무난한 맛이다. 그래서 멀리서 일부러 찾아갈 정도의 자극적인 맛은 아니고, 근처에 지나갈 때 중식 생각나면 가볼만한 식당이라고 생각한다.
탕수육(소, 20,000₩)
투명하고 점도가 비교적 낮은 소스가 부어져 나온다. 그래서 되려 소스에 포함된 채소의 향이 잘 느껴진다.
소스의 맛은 단맛과 신맛이 밸런스가 좋지만, 전체적으로 슴슴하다. 1인당 1간장그릇이 나오는 것이 이해되는 부분.
탕수육의 튀김은 흔하게 생각하는 손가락모양이라기 보다는, 되려 요즘 유행하는 꿔바로우를 우리가 아는 한입크기의 탕수육으로 자른듯한 느낌.
튀김옷은 겉은 바삭하지만 속이 폭신하고, 고기또한 힘줄이 느껴지지 않아 치아가 저항없이 튀김옷부터 고기까지 들어가서, 처음엔 고기 향은 나는데 고기가 없는것 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고기는 들어있었고 반죽과의 부피비는 약 2:1정도.
야끼우동(8000₩)
다른 리뷰를 봤을때 주민들이 많이 시키는 메뉴라고 해서 주문.
후추향이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간간한 메뉴.
목이버섯, 알새우, 돼지고기(육슬), 오징어 및 각종채소가 감칠맛 넘치는 소스와 함께 볶아져 나온다.
후추를 많이 넣고 간을 강하게 잡은 유산슬과 면을 볶은 메뉴라고 하면 적절할 듯하다.
면은 배달을 하지 않는 업장 특성상 노란색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하얀편이며 탱탱함도 그리 지나치지 않은 무난한 면이다.
짬뽕(7000₩)
옛날식 짬뽕.
요즘 유행하는 맛과 많이 다른, 맵긴하지만 자극적인 매운 맛은 없고, 칼칼한 맛에 가까운 매운맛이 나는 짬뽕이다.
왜냐면, 배트남 고추, 과한 고추기름, 과한 후추첨가 세 가지가 모두 없다.
들어있는 재료는 오징어, 돼지고기(육슬), 건홍합, 각종채소, 그리고 유부이다.
여기서 유부가 이 가게의 짬뽕의 맛을 다른 가게와는 다르게 만들어준다. 기본으로 많이 맵지 않은 맛의 짬뽕에 유부가 중간중간 입에 들어오면 유부가 머금은 기름과 함께 고소함이 배가된다. 당연히 기름을 머금었다고 불쾌한 맛이 나지는 않는다.
면은 야끼우동과 동일.
호섭이
올해 목표가 최대한 많이 놀자라
누가 놀러가자 그럼 가능하면 다 가려고
그래서 누가 문경 간다길래 냉큼 따라감 ㅋ
한적한 시골 동네에 생각보다 굉장히 큰 가게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주문 후 곧장 주방에서 들리는 경쾌한 칼질소리
탕수육 짬뽕 아이를 위한 그냥 짜장
어른을 위한 고추짜장
탕수육도 짜장도 맛있었는데
짬뽕이 진짜 담백하니 맛있었다
동네분들은 야끼우동을 많이 드시는것 같은데
못먹어봐 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