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창
해운대비치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달맞이고개의 횟집 조망이 압권이다. 달맞이길 언덕에 위치해 해운대 바다를 보며 회를 즐길 수 있다. 전형적인 횟집의 구조. 조그만 룸이 꽤 많아 조용히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2대 쉐프가 활발하다. 식당입구에는 유명인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로 도배했다. 유명한 사람과 친하다고, 같이 사진찍었다고 나도 유명하다는 착각은 금물이다. 두껍게 뜬 복회가 스타터다. 복어살은 쫄깃하고 질기므로 아주 종이장 같이 얇게 저며야 한다. 폰즈소스가 궁합이다. 부산답게 물타지 않은 해삼내장 고노와다를 다음에 낸다. 그대로 즐겨도, 회를 찍어 먹어도 좋다. 일식집 모듬회의 스타일. 큼직한 광어지느러미살, 갓돔, 돌돔, 방어, 참치뱃살을 푸짐하게 낸다. 숙성을 하지 않았더라도 횟집들은 시로미가 더 난데 이 집도 일반이다. 더 좋은 참치를 기대하는 건 욕심일까. 규슈 산 사시미용 간장을 쓰는데, 조미가 강해 간장 자체가 단 게 오히려 흠이다. 말똥성게는 푸짐한데 역시 향이 모자란다. 부산에 오면 맛보는 고래고기. 참고래의 뱃살은 쫄깃하고 고소하게 맛있다. 깨소금에 찍었으니 더욱 기름맛이 달다. 절인고등어 시메사바는 큼직한 고등어를 썼는데 아주 약하게 초절임하고 특이하게 된장으로 조미했다. 재료가 좋다. 입맛이 텁텁할 때쯤 나라즈께, 우메보시를 비롯한 벳따라즈께 등의 즈께모노를 낸다. 오도독 씹히는 소리가 개운하다. 우엉이 제일 맛있다. 물 좋은 대게가 살이 꽉 찼다. 다릿살 다 파먹고 내장에 밥 한 숫갈 비벼 넣고. 작은 후토마끼, 김치마끼, 올드 스타일 광어와 참치 스시. 그리고 아나고 스시. 배가 어느 정도 찼는데 마지막 임팩트로 금태구이 한 마리씩. 금태가 귀한 줄 아는 식객들에게 어필하는 마지막 접시가 되었다. 이런 횟집이야말로 쉐프 마음대로 하는 이른바 오마카세다. 쉐프가 방에 들어와 일행과 오랫동안 대작을 하며 쇼비뇽블랑과 샤도네이 그리고 사과향이 나는 40도 소주 추사40을 비워냈다. 오샤베리가 최고다. 부산에서 멋진 횟집을 대접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