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율
블랙로드커피_스페셜티커피부문 맛집(5)
(예전리뷰 주의)
최근방문_’22년 8월
1. 대구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무조건 가야하는데, 쉬는 날도 많고, 오픈시간이 매우 짧아, 몇번이나 방문을 실패한 곳이다. 덕분에 방문에 대한 열망은 점점 커졌고, 그 결과 휴가 일정을 “이 가게의 방문” 일정에 맞춰 조율하는 무리수를 두게 되었다. 이 원인이 되는 곳이 “블랙로드커피”이고, 이정도 기대치에도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 “스페셜티 커피(원두)”에 있어선 최고의 유투브 채널이라 생각하는 “커핑포스트”를 운영하는 “이치훈 바리스타”님이 대표로 있는 카페가 바로 “블랙로드커피”다. (잡설#1 참고)
2. 블랙로드 커피는 “일, 월” 휴무이며, “화요일”은 예약제로만 실시한다. 그리고 오픈시간도 오후1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루에 딱 5시간만 운영한다. 덕분에 대구를 지나칠때마다 방문을 하기위해 알아봤지만, 시간이 안맞고 요일이 안맞아 지금껏 방문하지 못했다.
3. 일본 도쿄에는 커피취향을 찾아주는 카페 “커피마메야(KOFFEE MAMEYA)”라는 곳이 있다. 약 20~25가지 정도 세계각지의 원두를 취급한다. 로스팅의 정도, 컵노트의 성향에 따라 5X5의 박스로 분류해두고, 차이점을 설명해준다. 고객의 취향 정확도에 따라 범위는 달라지고, 총 두세잔 시음을 하고 그 중 가장 취향인 커피 한잔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그 당시 생각보다 내 기준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방문이 내가 커피에 깊은 취미를 갖게된 계기였다고 말할수 있을 정도로 너무 매력적인 시스템이었다.
4. “블랙로드커피” 역시 첫 방문시 커피취향을 찾아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내가 생각한 방향과도 워낙 비슷한 점이 많아 정말 매력적이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처음 세잔을 마시고 그 세잔을 취향순으로 배열하면 총 여섯가지의 캐릭터 중 나에게 알맞은 캐릭터를 알려주고 그 성향이 커피를 즐기는 방법과 어떤 커피를 즐기면 좋을지, 어떠한 성향이랑 함께 즐기면 좋을지를 알려준다 ㅋㅋ 스페셜티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세잔이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를 금방 파악하고, 얼추 예상한 결과를 듣겠지만, 몰랐던 사람이라면 정말, 흥미롭고 재미로 가득찬 테스트가 될것이라 생각한다. (다음(언젠가) 진행될 커피투어때, 참가하시는분들 테스트해서 유형 알려드릴게요 ㅋㅋ)
* 그리고, 그 테스트 결과지가 담긴 책자를 받고, 그 안에서도, 꼭 마셔봐야할 큰 분류의 커피들 (에티오피아 내추럴/워시드, 게이샤 워시드, 무산소발효 등등)을 나누어, 가게에서 마실때마다 스티커를 붙여주는 시스템이다 ㅋㅋ 다 채우고나면 이제 ‘뉴비’탈출 같은 느낌인가보다.
* 마지막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기준을 크게 [떼루아, 품종, 가공방식] 세가지로 두었는데, 그런 생각들도 공감이 많이가서 너무 재미있었다. (사실, 내가 커핑포스트 유투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것이 조금더 올바르겠다 ㅋㅋㅋ)
5. 설명이 끝나고 취향에 따라 커피를 추천해준다. 커피리스트를 보는데 꽤 흥미롭게도 크게 네가지 대분류로 나누었는데, [비규격(특상품) / 품종 / 가공방식 / 떼루아]로 나눠, 대분류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원두를 대분류 아래에 포함시켜뒀다.
* 개인적으로 아쉬운것은, 총 20종류 중에 (워시드 7종, 내추럴 2종, 허니 1종, 무산소 10종) 가장 양 극단인 워시드와 무산소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았다ㅋㅋ 너무 내추럴과 허니프로세스를 배제하는 느낌이다.
6. 내가 마신 커피는 마냥 대만족은 아니었다. (잡설#2 참고)
- 과테말라 아구아 티비아, 게이샤, 워시드 (7,-, 품종분류)
: 정말 게이샤 품종의 특징이 잘드러나는 커피였다. 그리고 그런 커피 치고 가격도 상당히 합리적이다. 꽃향, 시트러스뉘앙스, 라이트한 산미, 워시드 특유의 커피향이 있다. 데일리로도 정말 좋을 화려하지 않으며, 명확하고, 가성비좋은 원두다.
- 콜롬비아 엘 엔칸토, 시드라, CM(무산소) (7,-, 가공방식분류)
: 무산소의 특징이 과하게 발현되지 않는다 하여 내추럴 대신 추천을 받았는데.. 발효취가 상당하다. 식어가며 기분좋은 맛의 과일향은 점점 선명해졌기에, 다행히 기분좋게 마실순 있었다. 향이 상당히 좋았고, 분명 먹어본 과일인데.. 새콤달콤한게.. 도무지 어떤과일인지 기억이 안난다 ㅋㅋ
- 우간다 마운트 엘곤 탕웬, SL28, 무산소발효 (6,-, 떼루아 분류)
: 음.. 우간다의 커피는 정말 처음마셔봤다. 이것 역시 “내추럴”스러운 원두로 추천을 받았고, 짙은 발효취 덕분에 아쉬움이 남았다.
7. 먼저, 커피는 어느정도 취향과 생각이 다를뿐 제공된 생두의 정보(Fact), 로스팅, 분류법 등에 잘못된 것은 없었다. 특히 과테말라 게이샤의 경우 아주 선명한 게이샤의 특징을 제대로 나타냈는데, 분류를 나눈 취지에 정말 완벽한 커피였다. 그리고 나는 무엇보다 이 “블랙로드커피”의 스페셜티커피에 대한 관심을 심어줄수 있는 시스템이 너무 좋았다.
8. 커피를 어떤 차이로 분류하고, 각 분류별 특징은 무엇인지 등을 알아보고 싶다면, 정말 전 세계 어느곳보다 도움이 될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1)커피는 좋은데, 이름만으론 맛이 유추가 안된다. (2)맛있게 마셨던 커피가 있어, 비슷한 선택을 한것 같은데 한번씩 실패한다. 하시는 분들은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결론
정말, 커피에 관심이 생겨나고 있는 사람은 모두 가봤으면 좋겠다 ㅋㅋ
[잡설#1] 커피에서 제3의 물결이라 하는 “스페셜티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도 생각보다 역사가 길지 않다. 게다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시점도 정말 빨라야 00년대 중반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도 계속 새로운 가공법, 새로운 품종들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개발되고있다. 덕분에 “스페셜티 커피”는 책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실제 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가 조금 더 최신화가 되어있을 확률이 높다. 종사자들 중에서도 단순 “바리스타”보다 “로스터”역할을 추가로 하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고 거기에 더해져 실제 두발로 커피농장을 방문하며 “생두를 찾아다니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이 조건을 만족하는 곳이 “커피리브레”, “모모스커피”, “커피미업” 등이고, 이날 방문한 “블랙로드커피” 역시 동일한 케이스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커피업계의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중인 것으로 알고있다. "블랙로드커피"의 이치훈 대표님은 “유투브”를 통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정리, 전달해 주셨고 덕분에 비바리스타이며 커피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에게 꽤 큰 도움이 되었을것이라 생각한다. (틀린부분은 알려주세요;)
[잡설#2] 한번씩 일부 바리스타들이 “무산소발효”와 “내추럴”의 차이를 “선명도”만으로 정의하는게 느껴진다. 내가 무산소발효를 꺼리는 이유는 나에겐 결점으로 느껴지는 단순 “발효취” 때문이다. 발효취만 없다면 무산소라도 선명하고 화려한 커피 정말 좋아한다. 다시말하면, 처음부터 워시드보다 내추럴을 좋아한 이유가 더 화사하고, 풍성한게 좋아서였다 ㅋㅋㅋ 하지만 반대로 무산소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발효취는 숨기지 못한채 겨우 내추럴 수준의 화려함이라면, 그 누구도 만족시킬수 없는 커피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