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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부엌에 초대받은 느낌을 주는 곳. 여성 셰프님이 운영하시는데, 점심과 저녁 딱 한 팀만 예약으로 받는 곳이다. 2인부터 8인까지 가능. 나도 친구의 초대로 간 곳이라 가격은 잘 모르는데, 예약할 때 이런 저런 걸 상담해서 정하는 것 같았다.
맛있는 올리브와 고성출신 조개찜으로 시작한 코스. 가리비, 명주, 또 무슨 백합같은 조개는 살도 실하고 남은 국물 퍼먹는 맛이 일품이었다. 빵도 직접 구우시는 것이라고. 구운 브리치즈는 아주 얇은 페스트리 생지를 네 겹으로 감싸 구운 것이라 식감이 참 좋다. 나는 치즈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페스트리가 치즈의 맛을 좀 감싸주는 느낌이라 특히 좋았다. 루꼴라와 래디쉬에 부라타 치즈, 화이트발사믹펄을 얹은 샐러드는 맛없을수가 없는 맛이고, 오븐에 구운 멜란자네도 담백하고 소박하지만 풍부한 맛이 난다.
메인요리는 채끝살 스테이크와 구운 대하였는데 접시에 고인 기름에 스테이크를 폭 담가 먹으라고 하셨다.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촉촉하게 먹을 수 있었다. 같이 나온 가니쉬는 대파, 브라운치즈를 올린 아스파라거스, 표고를 구운 것이었는데 잘 구워진 겨울대파를 먹느라 정작 아스파라거스를 남기는 사태가...
디저트는 패션프룻과 파인애플을 갈아올린 판나코타였는데, 패션프룻의 새콤달콤함이 입안을 싹 정리해주는 느낌이었다.
화이트와인과 아주 잘 어울리는 한 상이었고, 감자 면 등 고탄수화물을 그닥 즐기지 않는 친구를 위해 그런 걸 빼고 짜 주신 요리라고 들었다. 주차는 아파트 주차장에 가게 이름을 대고 하는 모양이다. 쾌활하고 밝은 셰프님과 간혹 이야기를 나누며 소중하고 사적인 모임을 즐겁게 하기에 좋은 곳 같다. 여러 면에서 ㅁㅅㅂ가 생각나는 스타일의 식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