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우체국
뽈레에서 평점이 좋은 카페라 메모해 두었었는데 오늘 수원역 갔다 돌아오는 길에 마침 시간이 맞아 방문하였다.
수원역에서 교동 사거리 쪽으로 걸어서 도착했는데, 큰 길에서 골목으로 들어갔을 때 간판이 큰 나무에 가려져 있어 얼른 눈에 띄지 않아 살짝 당황했다. 주택을 개조한 카페로, 골목 안에 있어 가게에는 주차할 곳이 없고 근처에 있는 교동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1시간 무료 주차 지원이 가능하다고 한다.
화이트 톤의 외부와 달리 안에 들어서면 강한 우드 톤의 실내 인테리어가 반전의 매력이 있다. 1층과 2층에 자리가 있는데, 1층 입구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넓은 공간이 있고, 카운터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좀 더 분위기 좋은 공간과 가족 테이블이 있었다. 2층이 뷰가 더 좋아서 인기가 있어 보였다.
주문한 메뉴는 더치 커피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쑥 인절미 디저트를 같이 주문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산미가 있다고 되어 있는 오너먼트 블렌드를 추가금 내고 주문했다.
일단 쑥 인절미는 좀 많이 달았다. 크림도 달고 위에 뿌려진 크럼블도 달았다. 쑥이나 인절미 향이 많이 느껴지지 않아서 살짝 아쉬웠다. 오너먼트 블렌드 커피는 산미가 상당히 강했다.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딱이었다. 한 가지 신기했던 건, 이 쑥 인절미 한 포크를 먹고 커피를 한 잔 마시니 디저트의 단맛과 커피의 산미가 같이 중화되듯 사라지면서 무한으로 흡입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는 것. 하지만 각각 따로는 살짝 아쉬웠다.
그래서 여기 왜 평점이 높을까? 찾아보다가 사람들이 다 '단호박 갸또'를 칭찬하고 있는 것을 보고 추가 주문했는데, 이게 진짜 미친 맛도리였다. 쑥 인절미와 달리 단호박 갸또는 크림이 달지 않았고 단호박의 맛과 향이 기가 막히게 살아있었다. 끝맛은 마치 삶은 단호박을 먹은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와 이거 맛있는데? 하면서 먹다 보니 어느 순간 하나가 다 사라져 있을 정도로 너무 맛있었다. 이걸 먹어야 한다. 이 카페에 와서 이 단호박 갸또를 먹은 사람과 먹지 않은 사람의 평가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여기 교동 사거리가 특별히 유명한 골목이 아니라서 일부러 찾아와야 하는 곳인데, 그럴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날 좋을 때 와서 맛있는 단호박 갸또와 커피를 마시고 근처 수원 중앙도서관 쪽으로 산책 하면 딱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