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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덴의 하세가와 셰프와 톡톡 김대천 셰프가 함께 오픈한 일식 가이세키 베이스의 퓨전 레스토랑. 두 셰프가 분기별로 메뉴 감수를 하는 형태로 실제 주방은 박준수셰프가 운영하고 있다. 톡톡과 같은 건물 4층에 자리하고 있고,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만 방문할 수 있다. 런치(9만5천원)코스로 방문. 샐러드, 사시미, 튀김요리(혹은 구이), 메인인 솥밥, 디저트를 큰 구성으로 하여 7~8가지 정도의 요리가 나온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니 계절에 따라 사용하는 재료가 자주 바뀐다. 특히 국산 제철 제료를 다양하게 사용하여 디쉬를 내는 것이 특징. 기초는 일식에 두었지만, 그 위에 한국적인 색채를 입히려는 시도로 보인다. 자리에 착석하자마자 호지차를 내주셨는데 한 입 마시자마자 입안에 풍기는 향미에 '와 여긴 차부터 제대로다.'하고 감탄하며 기대감이 높아졌다. <30가지 재료로 만든 샐러드> 생야채와 함께 각 재료마다 굽고 찌고, 튀기고 데치는 등 재료에 맞게 다른 방법을 사용해 조리한 후 한데 버무렸다. 보기엔 별거 아닌거 같은데 식감도 다채롭고, 야채에 골고루 입혀진 감칠맛이 훌륭하다. 이 샐러드만 양푼으로 한 바가지 먹을 수 있을 듯. <오늘의 사시미> 숙성한 능성어와 줄전갱이, 나가노산 와사비와 김소금이 함께 나왔는데, 오늘의 원픽!! 김소금의 구수함도 예술이고 사시미 자체도 숙성이 잘 되서 그야말로 미친 맛... 어지간한 스시야는 명함도 못내밀게 맛있다. 스시를 안먹은지 오래되서 더 맛있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장어튀김> 아마도 우나기였던 듯. 아주 바삭하게 튀겼다. 살이 통통하고 잔가지 없어서 좋았으나 폭신폭신한 느낌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함께 나온 새우살을 넣은 연근 튀김을 곁들인 스이모노는 그냥 무난했던 느낌. <멘치까스> 우스터 같은 소스 맛이 고기에 배어들어 육즙과 함께 달달한 맛이 난다. 식빵을 기름에 구워서 기름맛이 다소 느끼하게 느껴졌다. <미소된장에 절인 양고기> 파와 아스파라거스, 유자의 힌트까지 조화가 절묘하다. 미소향이 생각보다 강하지만, 양고기가 부드러우면서 탄력있는 식감이라 맛있다. <마 소바> 이건 정말 신기했던 메뉴. 마를 엄청 얇게 썰어서 국수처럼 만들었다. 쯔유 자체도 상큼하고, 위에 올라간 우니도 쓴맛없이 아주 맛있다. 마 특유의 끈적이는 식감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신선한 마의 향과 더불어 개운한 맛이 좋았다. <솥밥> 메인메뉴 격인 솥밥! 초당 옥수수 솥밥과 장어 솥밥 두 종류를 섞어서 맛보았다. 저온에 장시간 튀긴 장어가 짭잘하면서도 고소하고, 달달한 초당 옥수수밥과 먹으니 단짠단짠. 어느 하나만 먹으면 조금 물리는 맛이고, 둘이 같이 섞어먹는 편이 더 낫다. <후식> 돼지감자차와 키위사과셔벗이 제공되었다. 둘 다 무난하게 맛있었음. 전체적으로 이 날은 튀김요리의 비율이 높아서 다소 아쉬웠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었던 식사였다. 식대가 부담스러운 탓에 재방문을 할 수 있을 진 잘 모르겠지만, 음료부터 모든 디쉬 하나 하나 정갈하고 맛있어서 일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특별한 날 한 번쯤 호사를 부리러 방문해도 좋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