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in B
그 남자의 심야식당. — 오마카세 다이닝이 끝나고, 손님들은 하나둘 자리를 뜨지만 어쩐지 셰프는 자리를 뜰 생각이 없다. 오픈 키친에서 듬직한 뒷모습을 뽐내며 또다른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밤 11시가 되자 다이닝바였던 공간은 심야식당으로 탈바꿈 된다. 하고 싶은 요리가 너무 많은 이 남자. 오마카세만으로는 그 열정이 다 소진되지 않는 건지, 매일매일 다른 소요리들을 준비해 늦은 새벽까지 술꾼들에게 음식을 대접한다. 한국 분식집의 단골 메뉴인 야채튀김의 원류 카키아게.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다진 해산물이나 고기를 첨가하는데, 이곳에서는 새우와 죽순을 넣어 만든다. 음식이 전반적으로 훌륭하지만 심야식당의 짙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메뉴는 가오리 지느러미를 바싹 구운 에이히레와 센 불로 구운 찹쌀떡에 꿀을 듬뿍 뿌려먹는 모찌구이다. 옆 자리에 앉아있던 손님이 Colin B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넨다. 낯선 남자들의 술판이 벌어지고, 한숨 돌린 셰프가 위스키를 들고 그 판에 합류한다. 여기는 그런 곳이다. instagram: colin_beak
Chloe
오마카세 먹었고 기대이상, 초반 구성이 매우 좋았음!!! 고등어봉초밥 사시미 둘다 맛있었음 아쉬운건 마지막 식사가 오리고기가 들어간 소바였는데 워낙 맛있는데서만 먹어봐서 그런지 평범쓰
최은창
매달 메뉴를 바꾸는 캐주얼 가이세키 식당 해 보고 싶은 요리가 많아 매달 코스요리를 바꾼다는 아리아케 출신 이상용 세프. 키도 훤칠하고 인물이 참 좋다. 소류는 상용의 일본 발음.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식당이다. 11월 음식을 맛보았다. 마를 채썬 소면으로 시작하는 정찬.가이세키는 손이 많이 가는 아름다운 요리. 10품 코스 음식의 내용 다 맛나고 식당 안의 분위기 아늑하고 좋은데 전체적으로 격식있다기 보다는 좀 캐주얼하다. 오즈꾸리 제철 생선 숙성 잘 해서 내어 스파클링와인의 친구가 되어줬고 토란을 유바에 싸서 익힌 오왕, 스이모노의 간도 맞고 감칠 맛 난다. 날이 추우니 더 좋았다. 홋카이도의 기억을 끄집어내 준 이카메시, 일본식 오징어순대는 찹쌀을 넣어 끈기가 더하고, 살치살솥밥은 한그릇의 스테이크 덮밥으로 충실했다. 모든 구성이 화려하진 않지만 든든하고 맛있다. 핫슨은 핫슨이라고 이름 붙이기 민망한 빈약한 구성. 볼품도 내용도 제일 아쉬운 순서였다. 입가심 샤베트의 스텐레스 숟가락도 다른 재질로 바꾸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디테일을 모르실 리 없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월 메뉴가 어떻게 구성되는 지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매월 메뉴를 바꾸는 그 열정이 기다려진다. 열정으로 단골들의 입맛을 지겹지 않게 하려는 것일까. 10품 코스 6.5 면 충분히 매력있는 가격. 연말에 친구들과 혹은 사랑하는 가족과 맛있는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다. 같이 갔던 막내아들내외와 이야기가 술술 풀렸다. 점수 좀 땄다. 눈 오는 날은 식당 입구의 조명이 더 어울릴 듯하다. 다시 오는 날 눈이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