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링 - 무언막걸리

전국의 다양한 막걸리 라인업을 갖춘 진짜배기 막걸리 전문점이다. 상호명은 말 할 필요 없이 좋은 공간이라는 뜻이라는데 어느정도 공감되는 말이다. 분위기와 인테리어도 한식 주점 컨셉과 잘 어울리면서 모던하고 깔끔하다. 다양한 막걸리 하나하나마다 간단하게 설명을 달아두고, 비슷한 느낌의 막걸리들끼리 나눠두기도 해서 선택에 크게 도움이 된다. 나름대로 이 집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이기도 했던 송명섭 막걸리로 스타트를 끊었다. 순수한 막걸리 자체의 맛만 난다. 상당히 매니아틱하다는 메뉴판의 설명이 바로 이해가 됐다. 이전에 맛있게 먹었던 선호 막걸리와 비슷한데 그보다도 탄산과 단 맛을 확 뺀 맛이다. 처음엔 맹물 같기도 해서 뭐지 싶다가도 마시면 마실수록 은은하게 느껴지는 막걸리 맛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뒤돌아보면 가장 생각나는 막걸리가 얘였다. 막걸리의 평양냉면 같다. 다음은 완전히 변주를 줬다. 송막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우곡생주를 주문했다. 얘는 해창막걸리처럼 진한 막걸리인데, 꾸덕하기로는 그보다 훨씬 더하다. 해창은 구수한 누룩의 맛이 강하다면 얘는 쌀의 달달한 맛이 강하다. 단 맛 좋아하는 사람들은 참 맛나게 먹을 것 같다. 워낙 맛난 막걸리를 마신 뒤라 그런지 별 다른 감흥 없었던 옛날 막걸리 고까지 비운 뒤 마지막으로는 도갓집 막걸리를 맛 봤다. 다른 테이블에서 많이 시키던데 인기 있을만 하다. 얘도 색다른 개성을 가졌다. 맥주 마시는 것 마냥 청량감 있는 막걸리다. 탄산도 강하고 가볍고 산뜻한 맛이다. 좀 덜 취한 상태로 마셨으면 더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도 남았다. 안주류도 괜찮다. 두부 김치도 맛있고 기본 안주인 양배추도 계속 손이가서 몇번이고 리필해 먹었는데 제일은 크림치즈곶감이다. 차갑고 꾸덕한 크림치즈와 달달한 곶감이 잘 어울리고 은근히 막걸리와의 궁합도 나쁘지 않다. 가격도 나쁘지 않아서 여기 오면 꼭 하나는 시켜둬야 되는 안주가 아닌가 싶다. 화려하고 다양한 막걸리 라인업에 눈 뒤집혀 집히는 대로 빨리 마시다 보니 금방 취해서 아쉽다. 막걸리 좋아하고 다양한 술 마시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정말 기쁜 마음으로 술 마실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