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콩
아마추어스럽다.
테이블에 널려있는 장식품들에 쌓인 먼지를 어두침침한 조명으로 가까스로 가리고 있으며,
음식에 대한 설명은 화려한 미사여구로 치장하고 있으나 겉치례로 느껴지며 그나마도 ai가 읽는게 나을 정도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떻게든 특별하다고, 당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미각의 세계에 눈을 뜨라고 아우성 치고 싶은 것 같은데 비누 맛을 느끼고는 이내 눈을 감고 싶어져 버린다.
비건푸드가 꼭 비싼 가격에 빈약한 구성에 특이한 맛을 의미하지 않을텐데 얼른 공포증에서 벗어나고 싶다...
최근 5년간 갔던 식당 중 손 꼽을 정도로 실망스러웠으며 망플 점수와 리뷰가 하나 같이 화려해(?) 더 그랬던 거 같다.
생강
코스+내추럴 와인 페어링. 오너셰프님도 비건, 음식도 비건이면서 비건이란 단어 자체를 안 쓰겠단 게 갸우뚱하지만…맛은 있었음. 식물성 연어를 미국서 공수해오고 메뉴 개발에 공들인 거 잘 느껴질 만큼 셰프님이 에너지&열정 넘치심.
Hyunseo
‘욕망과 힐링 그리고 관계(feat, 유교걸 폐업)’ 몇 달 전 예랑님이 올리신 리뷰를 정확히 3번 정독한 ex유교걸(4월 바프를 계기로 폐업)은 여기를 언제, 누구와 가야 할까 눈치를 보다 10년 지기와 드디어 다녀왔다. 남부터미널 근처 메가스터디 정반대 편 건물 3층에 위치. 계단을 올라가 보니 문 앞에 sex&steak간판이 보여 잘 찾아왔네?싶더라(마음 한켠엔 눈이 동그래진 채 껌뻑거리는 본인이 있었음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거울과 넓은 공간에 작은 소품부터 의자까지 감각적이지만 단 한 가지를 관통하는 듯한 인테리어. 둘러보는 본인에게 “어디 앉고 싶으세요?”라고 질문해 주셔서 참 감사했다. 런치는 단품 주문 가능/ 디너는 코스요리 중 선택. 본인과 일행은 white lie pairing 코스로 화이트 와인 페어링 2잔(2인이니 각 한 잔씩)이 준비된다. 코스 이름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던... 가장 기억나는 메뉴는 아무래도 ‘better than sex’ 한 입 먹고 나니 이거 당근이라고 말씀 안 해주셨음 몰랐겠다는 느낌. 식감, 맛 모두 당근 맛이 거의 안 나서 놀랐던. 먹으면서 대표님과 간간이 재밌는 수다를 떨 수 있었는데 베럴댄 섹스라는 메뉴는 처음부터 이 이름이 아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방문한 손님이 이 메뉴를 먹고 “내가 어제 한 섹스보다 더 좋아!”라고 말해서 그 말을 따 베럴 댄 섹스가 되었다는 재밌는(?)에피소드... :) 첫 디쉬인 ‘aubergine’s playground’는 예뻐서 보기 좋았고 ‘freshly baked marshmallow levain cookie’는 궁합이 좋은 와인이 신의 한수. ‘Mushroom’s’ 피자는 본인에겐 딱히 흥미 없었다. 사실 본인 취향은 컨벤셔널이지만 내추럴 와인에 대해 설명하며 즐거워하시는 대표님 모습에 덩달아 즐겁게 마셨던 기억. 덕분에 페어링을 4잔이나 해서 바틀을 마신 가격이 나왔지만 그런 본인에게 또 좋은 내추럴 와인을 내어준 대표님께 이렇게나마 감사 인사를... :) 비건이 아닌 본인과 일행이 여기 비건 맞아?라고 함께 외칠 정도로 맛있었던, 비건은 풀떼기다!라는 편견을 깨준 천년식향. 감각적인 공간과 친절한 대표님 덕분에 더 좋은 기억으로 남은 듯. 아, 레스토랑 위에는 식당은 아니고 은밀하지만 꼭 필요한 공간이 있다 하셨음. 꿀팁)일요일 저녁에 오면, 가장 화려한 와인 라인업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에피소드 듣다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감이 안 왔음
혀니이
천년동안 이어가고 싶은 요리의 방향 - '천년식향'. 비건, 채식... 단어를 보면 밋밋하고 내추럴한, 원재료 본연의 맛 .. 정도가 생각나는데. 그런 맛과는 거리가 먼, 자극적이고 섹시한 채식 요리 경험하고 왔어요. 셰프님이 모 인터뷰에서 채식과 금욕주의, 그리고 도덕적 완벽주의가 연결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때론 좌충우돌하면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그런 철학이 잘 담겨있는 요리들이었습니다. 'Philosopher Chef'라고도 본인을 정체화 하시고요. 직접 구워낸 식기, 테이블부터 레스토랑 인테리어 새롭고 멋져요. '베러 댄 섹스'는 시그니처 당근 요리와 갈릭 사워도우가 나와요. 풀숲을 헤치면 뭉근한 식감의 당근이 등장. 된장 베이스 시즈닝이 짭짤한 감칠맛을 줍니다. 당근인 줄 모르고 먹으면 헷갈릴 정도로 흙 향 전혀 안 나고, 익은 뒤에 느껴지는 달달한 맛만 은은히 납니다. 아몬드 리코타도 크리미하고 고소해서 좋아요... 바삭한 갈릭 빵도 맛있고요! '섹스 앤 스테이크' 는 콩고기 잘 못 먹고 싫어하던 저를 돌아서게 만든 요립니다. 갈비 양념의 콩고기는 풍부한 불향과 마라 오일이 더해져 익숙하고 달고 강한 갈비의 그 맛이 납니다. 바삭한 고추 부각과 부드러운 감자도 덤. (유교걸: 흠흠) 피자. '버섯 크리머리'는 유기농 발효 도우에 너트 베이스 버터크림, 불 입힌 버섯, 버섯크림, 트러플 제스트까지. 가게를 진동하던 트러플 향의 근원이었어요. 쫄깃한 도우 넘 맛있고요.. 크림은 정말 비건인 게 신기할 지경입니다. '스파이시 로제 & 갈비 쌈'은 더 한국적인 피자예요. 쌈장 아이올리, 갈릭 콩피, 익숙한 상추 등.. 콩갈비가 좀 듬성듬성이긴 했는데 맛있었어요. '라구 땅콩 호박 크림 보트 안에 담긴 제주 고산 국수' (2음절이라 왠지 너와 나의 연결 고리 리듬타며 읽었음.) 고산 국수가 어떤 건진 정확하게 모르겠으나, 두꺼워서 파스타와 유사한 식감. 크림 파스타의 꾸덕한 텍스쳐 매우 좋았으나 버터넛스쿼시 특유의 믱 한 맛이 강해서 .. 속세의 크림 파스타보단,, 와인은 셀레네 프리미어 보졸레. 입문자용 내추럴 추천받아 마셨는데, 새콤쿰쿰딸기후추그런느낌.. 와인이 거진 10만원 대 부터 시작인데, 보틀 가격에 섹스 앤 스테이크가 포함되어 있어요. 여성학 박사이자 천년식향 매니저이신 어머님의 친절한 설명은 덤. 방문한 뒤에도 계속 궁금하고 관심이 가는 매력적인 식당이네요. 워낙 아티스틱하고 독특한 식당이라 검색하면 재미있는 기사도 많아요. 흥미로워서 찾아 읽었습니다. 남부터미널에 있기 아까울 정도 ! 아쉬운 점은 적은 포션과.. 그에 비해 높은 가격.. *홀릭밋업
예랑
한줄평: 숲속의 섹스와 같은 본능을 일깨워주는 강렬하고 섹시한 비건 레스토랑 처음 들어서는 순간 당혹스러웠다. 3층 입간판에 < Sex & Steak Curating> 이라고 써있었으니까.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니 더한 놀라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노란 조명이 주는 따스함, 곳곳에 놓인 식물들과 나무를 활용한 테이블과 의자들, 벽돌이나 콘크리트가 그대로 노출된 인테리어는 '채식' '비건'을 지향하는 레스토랑의 철학과 맞게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듯한 모습이다. 완전 인스타 감성 제대로다. 마치 유럽 남부 느낌이 났는데, 알고보니 셰프가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지방을 이미지로 해서 꾸몄다고 한다. #Better_than_sex 메뉴명이 '섹스보다 더 낫다'니... 나의 첫 섹스의 기억은 어땠던가...? 당근을 가지고 만드는 이 요리는 처음 섹스할 때 느꼈던 강렬함보다 아마 더한 강렬함을 주었는가? 정말 그렇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내 대답은 어느정도 Yes다.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을 주었기 때문에, 메뉴 설명이 아니었다면 전혀 당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특제 된장 소스로 로스팅한 당근은 식감도 맛도 전혀 당근같지 않았는데 정말 맛있었다. 밑에 깔린 후무스나 같이 나온 아몬드리코타도 아몬드로 만들었다고 한다. 같이 나온 빵도 마치 갈릭브레드 먹는듯한 맛이었는데 완전 맛있었다! #Mushrooms_creamery 사워도우로 만든 플랫피자. 위에 올라간 모짜렐라는 유제품이 아니라 콩이나 견과류를 활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3가지 종류 버섯크림과 트러플 풍미, 버섯의 풍미도 가득 느껴지면서 도우가 정말 맛있다. 직접 반죽한 사워도우라 그런지 쫀득하고 맛있다. 어디서 먹어본 적 있는 것 같은 맛이면서도 표현이 잘 안된다. 그런 익숙함의 표현들이 채식 메뉴인데도 채식스럽지 않게 만들어주는듯하다. #Jeju_gosan_pasta 메뉴의 정식 명칭은 <Butternut Squash Boat Ragu Cream with Jeju Gosan Pasta>. 땅콩호박 크림 보트 안에 제주 고산국수를 담았는데, 위에 땅콩도 듬뿍 뿌려졌다. 파스타가 아니라 국수다 보니가 면의 단면이 동그란 느낌. 꽤나 맛있다. 호박이랑 땅콩 등이 많이 들어가서 고소하고 크리미하다. #Sex_and_steak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와인을 바틀로 주문하면 준다.콩고기로 만든 스테이크인데, 마라맛과 불향이 잘 느껴지는 스테이크다. 셰프님은 뜨거운 섹스를 마라오일과 불향이 나는 콩갈비로 표현했다고 한다. 동물에게 고통을 주지 않고도 본능에 충실할 수 있음을 표현했다고. 마라오일 덕분인지 뜨거운 맛 덕분인지 뭔가 중식 요리를 먹는듯한 느낌이었다. 매울것 같은 튀긴 고추는 전혀 맵지 않고 오히려 스테이크를 먹는데 더 즐거움을 더해준다. #내추럴와인 #쁘렝땅 쁘렝땅이라는 이름의 와인이었는데, 와인 라벨은 전혀 다른 이름이었다. 컨벤셔널한 와인을 즐겨 마시는 사람이 더 많았던지라, 입문차원에서 괜찮은 걸 추천해달라고 했고 그렇게 고른 레드와인. 내추럴와인의 강한 쿰쿰함이나 덜정제된 wild함은 조금 적은 편이고, 컨벤셔널와인보다는 가볍고 맛있는 편. 가격은 14만원. 와인 가격만 보면 조금 비싼것 같지만, 바틀로 주문하면 스테이크가 같이 나오니 괜찮은 편이라는 생각이다. 안백린 셰프는 전반적인 요리 자체가 어느 나라 요리에 얽매이지 않고, 얼마만큼 채식/비건 재료만을 사용해서 다양하게 음식의 맛과 비주얼과 풍미를 만들어내느냐를 연구한듯 하다. 그래서 다채로운 맛의 표현을 내는 것 같다. 가끔 비건인 사람과 식사를 해야한다면 재방문을 할 것 같다. 이곳의 음식 퀄리티나 인테리어 등에 비하면 덜 알려진게 아쉬운 곳. instagram @yeh_rang #먹히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