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하동
가격 듣고 에? 음식 보고 에에에~~~???!!!
6만원… 시키려고 했던 메뉴의 가격이다. 6만원이야 시킬 수 있지!라고 생각이 들지만, 가게가 동네의 오래된 호프집이라는 점.
위치가 그나마 저렴하다고 할 수 있는 동대문이라는 점. 그리고 그 메뉴가 갑오징어구이라는 점에서 6만원은 정말 에?라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가게는 전형적인 동네 호프집이다. 푸른 조명은 여기가 정말 오래된 호프집이구나라는 확신을 준다. 당연히 주문은 갑오징어구이로 했다.
같이 간 일행들이 ‘갑오징어에 뭔 6만원을 태우냐…’라는 반응이 나왔지만, 나도 안먹어봐서 그들을 달랠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갑오징어가 나오기전에, 산더미처럼 쌓인 알배추와 마요네즈소스, 그리고 마늘, 고추, 젓갈이 맞이 해준다.
세상에 요즘 풀떼기가 귀한데, 이걸 산더미로 주시다니… 6만원을 하는 이유를 알것 같았다.
갑오징어가 나오기 전에 배추에 젓갈과 마늘을 올려서 먹는데… 맛있다. 무슨 젓갈인지는 모르겠으나, 비린맛보다는 진한 감칠맛과 적절한 짠맛이 있어 수분 넘치는 배추와 궁합이 너무 좋았다.
배추를 야금야금 먹다보니 나온 갑오징어… 에에에~~??!!!!!! 어마어마하다. 접시를 가득채우고 4층, 5층으로 쌓아올린 갑오징어구이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압도적인 양과 비주얼이 주는 충격과 더불어 ‘대체 어떻게 쌓아야 안 흘릴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오징어는 쫄깃했다. 그리고 불에 그을려 고소한 냄새와 약간의 탄내가 갑오징어를 더 맛깔나게 해주었다.
배추에 갑오징어 올리고 마요네즈 소스 올리고 그 위에 마늘, 젓갈을 올려 먹으면. 아삭하고 쫄깃한데, 고소하고 감칠맛나고 여튼 오만가지 맛이 다 난다.
호프집이라 맥주가 좋아보이지만, 무언가 소주랑 잘 어울리는 안주였다. 접시 바닥에 있는 통통한 갑오징어 다리까지 먹으면, 빵빵해진 배를 느낄 수 있다.
가격에 흠칫해서 주저하게 되지만, 막상 가면 그 비주얼에 놀랄 수 밖에 없다.
별거 아닌, 갑오징어라고 느끼겠지만, 먹어보면 별게 맞고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