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하동
이 느낌 좋네
가맥, 전주에 있는 가맥집은 가봤지만, 서울에서 가맥집은 가보지 못했다. 여기가 나의 첫 서울 가맥이다. 방산시장 근처에 있다. 근처에 유명한 나드리식품이 있고 나드리식품을 지나서 구석진 골목으로 가면 가게를 찾을 수 있다.
테이블 4개의 작은 가게다. 메뉴판이 있는데, 메뉴판 외에 그날 그날 재료에 따라 할 수 있는 요리도 있다고 해주셨다.
가게는 내가 기대한 가맥집이다. 술이 가득한 냉장고와 한켠에 있는 과자와 라면들… 그리고 오픈된 주방. 냉장고에서 알아서 술을 꺼내고 계란참지전을 주문했다.
기본반찬으로는 오징어젓갈과 열무김치가 나왔다. 둘 다 딱 그 맛을 낸다. 오땅을 집이서 맥주랑 먹고 있으면 사장님이 진열대에 있던 참치 한캔을 가져다 참치계란전을 만들어 내주신다.
참치, 계란, 파, 당근이 들어간, 덜 풀어진 계란의 질감과 어느정도 뭉쳐있는 참치의 비주얼. 기대한만큼의 참치계란전이다. 맛도 딱 기대한 만큼이다. 오징어젓갈과도 열무김치와 잘 어울리는 잘 만든 참치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건 가게의 분위기가 맛을 끌어올린다는거다. 이런 분위기에는 이런 참치전이 좋다.
중간에 콩나물국을 주는데, 참치전에 막힌 목에 살짝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국이었다. 추가로 오징어볶음을 주문했다.
역시나 오픈된 주방에서 냉동오징어 한마리를 꺼내 손질을 하고 오징어볶음을 내왔다. 잘 만든 오징어볶음이다. 간이 적당히 센, 술을 마실 수 밖에 없는 그런 오징어볶음이다.
오징어볶음을 먹다보면 뭔가 소면이나 밥 등 탄수화물을 같이 먹고 싶은데, 진열대에 있는 새우탕 컵라면을 꺼내서 물을 붓고 기다리다가 면을 꺼내서 오징어볶음에 넣어 먹었다. 딱이었다. 술을 더 찾는 느낌이다. 잘 마신 밤이었다.
가맥집의 매력을 알 수 있는 곳이었다.
높은 연령대와 작고 허름한 가게, 언제든지 가져다 먹을 수 있는 과자, 라면, 술. 그리고 가게 밖에는 낮은 위치의 가로등이, 그 주황빛 가로등이, 내가 을지로에 그리고 가맥집에 왔다는 기분을 들게 한다.
어차피 술을 메인으로 하는 곳이기 때문에, 요리의 간은 조금 센편이다. 이걸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맥주는 대용량이다.
오랜만에 큰 맥주병을 봤다.
참치계란전 - 12,000
오징어볶음 - 15,000
소주 - 4,000
맥주 - 4,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