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링 - 찌개와 돈오소 대화후곡브라더점

최은창님의 리뷰를 보고 가고싶다 꾹! 눌러놨다 방문했습니다! (8월 말 방문...ㅋㅋㅋㅋ) 여긴 우선 가성비가 미쳤어요! 제주프리미엄한판 (머리롤+덜미살+목살+오겹살+목전지) 1키로에 6만5천! 3-4명이서 먹기 딱이죠 ㅎㅎ (사실 2명이서도 쌉가넝) 그리고..... 소주가 한 병에 3천원입니다 ㅋㅋㅋ 그래서 술을 왕창 마셨고...그래서... 부위 하나하나 기억이 세세하게 나진 않지만...ㅠ 고기 질이 되게 좋았습니닷!! 특히 머리롤은 처음 먹어보는데 오독오독 씹히는게 넘넘 맛있더라구요 ㅎㅎ 젤 인상깊었습니다. 덜미살도 쫠깃쫠깃했고 멜젓도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잘 먹는 4명이서 먹기엔 양이 살짝 부족해서 단품메뉴도 좀 시켜먹었어요! 다음엔 술보다 고기에 더 집중해서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약속~ ㅠㅠㅠㅠㅠ

제주보다 더 맛난 제주산 흑돼지 고기는 소보다 돼지다. 단맛이 난다. 우리는 돼지고기 중에도 기름진 삼겹살과 목살만 유난히 찾아 구워 먹는다. 워낙 먹을 것이 귀해 입에 기름칠 할 일이 드물어서 그랬으리라. 이 부위 말고도 맛난 돼지의 다양한 부위를 구워 먹을 수는 없을까. 큰 도마에 올려 나오는 애월산 흑돼지 한 판. 사장의 근육질 비쥬얼 처럼 딴딴하고 알찬 특별히 주문한 구성이다. 비장탄으로 잘 달군 숯불화로. 추자도멜젓 등의 여러 컨디먼츠들이 놓인다. 머리롤. 이건 처음 듣는 부위. 돼지머릿고기를 말아 둥글고 얇게 저몄다. 불판에 올리니 스르륵 꼬들하게 구워진다. 새로운 맛. 살코기와 지방의 고소한 어우러짐. 새로움을 주기 위한 첫 부위일것이다. 머릿고기 구워 먹어도 맛있구나. 그 다음이 오겹살. 누구나 아는 익숙한 부위로. 이건 통으로 내니 잘 돌려가며 굽다가 적당한 크기로 잘라 육즙을 가둬가며 굽는다. 제주 흑돼지의 배받이 감칠맛이다. 덜미살. 이것도 처음 접하는 부위. 머리롤의 아랫부분. 말하자면 목의 등심에 해당하는 부위이리라. 목의 앞부분은 목살이라 두툼하고 큰 덩이로 썰어낼 것이고. 덜미살의 지방층은 앞 목살보다 더 단단한 저작감을 가지고 있어 꼬들하게 구우니 더 맛있다. 이거 좋은데? 갈매기살. 다시 먹어본 부위. 횡격막을 이루는, 아삭한 고기맛이 지배하는 부분. 기름이 적은 부위라 살맛이 좋은 곳. 지방이 작은 부위가 맛있어야 맛난 고기다. 맛있다. 등심덧살. 이름하여 가브릿살. 등심덧살. 돈까스에 이 부분을 조금이라도 붙여 주면 열광하는 부위. 이베리코의 프레사 부위와 같을 것이다. 가브릿살만 발라내 구워 먹기도 흔한 건 아닌 귀한 경험. 제일 맛있게 먹은 부위다. 제주 흑돼지의 가브릿살. 항정살. 돼지살 중 가장 분홍색을 띄는 부위. 방어의 가맛살 같은 고혹적 색깔. 식감은 가맛살과 반대로 경쾌한 저작감을 주는 광경근. 목살차돌. 다시 처음 맛보는 부위. 돼지의 차돌. 이건 흉골과 앞가슴의 뼈에 붙는 부위. 고기든 지방이든 쫀쫀한 조직. 차돌은 언제나 써는 두께가 중요하다. 그건 고기와 지방의 부위 구성에 따른다. 고기가 작으면 지방이 꼬들하게 익기전에 금방 타버리니까. 소문대로 제주 가서 먹는 애월 흑돼지보다 더 맛나고 푸짐한 흑돼지 한 판. 이거면 돼지 한마리 다 먹는 셈. 제주 갈 필요 없다. 비행기삯으로 이 집 고기 여러번 먹을 수 있으니. 새로운 공부가 된 맛난 흑돼지 구이 축제. 부위를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미묘한 미각의 차이를 아는 게 재미고, 모든 학문은 그 미묘한 차이에서 생기는 분류에서 시작한다. 고기 부위를 모르고 냅다 궈서 우적우적 먹는 건 과자봉지에 눈감은 채 손넣어 하나씩 꺼내 먹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각 부위마다 최적의 두께와 모양을 찾아내는 일이 쉐프 뿐 아니라 식객들의 불판앞의 숙제요 흑돼지에 대한 자세다. 소주 삼천. 맥주 삼천오백. 오륙천원 받는 곳이 태반인데 말이 안 되는 가격. 오직 맛난 고기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고집. 그 단호한 의지가 읽힌다. 식객들이 바글바글 한 이유가 내 눈에도 훤히 보였다. 일산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