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기
울산여행의 마지막 코스, 차를 좋아하는 일행이 있어 내가 방문을 제안했다. 논밭 한가운데에 있어 논밭뷰를 보며 차를 마실수 있는 티하우스로도 유명한듯함. 영남알프스가 보이는 좋은 뷰 때문에 야외 좌석도 인기가 많은 듯 한데, 아직은 비가 오는 쌀쌀한 봄날씨라 어쩔수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웬열? 내부 좌석은 우리가 착석하니 만석... 생각보다 손님이 정말 많아서 놀랐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시끌시끌했고, 여유있게 도란도란 대화 나누며 차 한잔 할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티매니저에게 추천을 받아 대홍포와 천작백로를 주문. 차맛은 좋았는데, 우리가 질문했던 의도와는 조금 다른 느낌. 그리고 서빙해주시는 직원분이 서툴러서 설명을 들으면서도 읭? 싶었고, 답답했다. 다식으로 시켰던 양갱은 네종류가 나오는데, 하루종일 코가 막혀있어 사실 맛을 잘 못느꼈음 ㅠ 정신차리고 나니까 하나를 다 먹어버려서 같이간 분은 맛을 못봤다는 슬픈 얘기... 무튼 맛이 아주 강한 초코맛 양갱의 달콤함을 제외하면 그날 나한테는 무맛에 가까워 평가가 어렵다. 기대 없이 시킨 밀크티가 가장 맛있었다. 보이차로 만든건 처음 먹어보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향도 진했다. 옆자리에서 마시고 계셨던 청귤전홍도 참 맛있어보였는데, 밀크티를 맛보니, 분명 맛있을거라는 확신이 든다. 차는 맛과 향뿐만 아니라, 온도와 소리까지 집중하면서 마셔야 진정한 "차 한잔의 여유"를 느낄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기는 그런 여유를 느낄수 있을만한 곳은 아니어서 또 올지는 잘 모르겠다. 같이 가준 일행한테 참으로 미안했음ㅠㅠ + 티하우스 하다가 비싼편이라고 들었고, 여기는 가격대가 비슷했는데, 오히려 하다에서는 그런 여유를 즐길수 있었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괜찮다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