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복회를 먹을 수 있다 통영이나 제주에 가지 않고도. 통영 사람들은 아침 해장을 쫄복국으로 한다. 그 국물맛이 어찌나 시원한지 한 번 맛보면 잊지 못한다.
이 쫄복은 참 작은데 이걸 회로도 먹는다. 한 마리를 회뜨면 왼쪽 오른쪽 한 점씩 딱 두 점 나온다. 손도 많이 가니 쫄복회를 즐기려면 반드시 미리 예약해야 했다.
분당 야탑역 먹자골목 안에 언제 가도 쫄복회를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 이 곳에 온지는 이십년이 되었다고 한다. 쫄복회가 메인. 이 집의 쫄복회는 두 종류. 쫄복과 참복새끼 참쫄복. 회색빛 나는 게 쫄복이고 흰 빛나는게 참쫄복이다. 작아도 쫄깃쫄깃한 살맛은 둘 다 일품이다. 소주 한 잔 털어 넣고, 쫄복회 한 점 접시에 올려 미나리와 배채 하나씩 올려 말아 와사비 푼 식초에 찍어 먹는다. 간장은 아예 없다.
조그만 초밥에 물에 빤 묵은지 올리고 쫄복회를 올려 초밥을 만들어 먹어도 참 맛있는 안주가 된다. 쫄복튀김이 회 못지 않게 맛있다. 작디 작은 쫄복을 그대로 통째로 튀겨 낸다. 제일 귀하고 맛난 튀김. 튀긴 쫄복 살맛이 촉촉하다. 복불고기는 참쫄복으로 살점의 크기가 좀 있고 맵게 볶아내 분위기를 바꿔 준다. 쫄복껍질무침과 뼈튀김은 스타터로 좋은 맥주 안주가 된다. 시라코는 뜨거울 때 먹어야 한다.
콩나물과 미나리 듬뿍 넣어 끓인 쫄복 맑은탕. 말끔한 국물. 속이 확 풀리는 국물. 내일 아침에 생각 날 듯 하니 기억하며 많이 즐기자. 함께 부탁한 볶음밥 빠지면 섭섭하지. 꼴뚜기젓이 놓칠 수 없는 일미. 통영이나 제주 가지 않고도 쫄복을 회로, 지리로, 코스요리로도 즐길 수 있으니 어찌 행복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