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하동
정성들인 쌈밥
쌈밥이라는 건 어찌보면 식당에서 파는 백반보다 더 어려운 그런 메뉴다. 반찬하나하나를 만들어야 하고 그 와중에 메인 반찬을 만들고 그리고 그 와중에 쌈까지 신경써야 한다. 입안 가득 만족감을 채우는 쌈밥에는 그런 노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가려던 곳은 여기가 아니었지만, 시간이 안맞아 찾아갔다. 곧 있으면 브레이크 타임이었지만, 2명이라서 흔쾌히 받아주셨다. 일반 가정집이고 신발을 벗어야한다. 그래도 테이블석으로 되어있어서 좌식으로 앉는 불편함은 덜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우렁강된장이 있고 여기에 떡갈비, 불고기, 우렁회무침을 추가하는 메뉴가 있다. 처음 온 가게이기 때문에 추천으로 되어있는 우렁강된장 + 석쇠불고기 + 우렁회무침을 주문했다.
처음에 넓은 접시를 주시길래,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가운데 있는 셀프바에서 쌈채소를 퍼오면 된다고 하신다. 쌈채소라는게 종류가 다양하면 기분은 좋지만, 편식을 즐기는 사람의 특성상 몇 개는 남게 되어있는데, 내가 먹고 싶은 걸 골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좋았다.
김치를 포함한 밑반찬 6개와 꽁치, 석쇠불고기, 우렁회무침이 깔린 한 상이 나왔다. 그리고 한 사람 앞에는 밥과 우렁강된장, 미역국이 있었다. 셀프로 나오는 쌈채소는 꽤나 신선했다. 계속 밖에 꺼내 놓다보면 바닥에는 시들한 쌈채소가 남기 마련인데 그런건 없었다. 조금씩 조금씩 추가해서 그런 거 같았다.
석쇠불고기와 우렁회무침은 맛있었다. 간이 그렇게 강하지 않은 적당한 맛이었다. 어떻게 보면 쌈과 잘 어울릴 그런 맛이었다. 그리고 우렁강된장이 나름의 킬포인데 살이 통통한 우렁과 약간은 짠듯한 강된장의 조합은 쌈채소 위에 어떤 음식을 올려도 좋았다.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든 거 같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당귀와 배추, 상추, 겨자잎을 좋아하는데 그 4개의 채소가 다 있어서 좋았다. 특히 당귀잎이 있는게 너무 좋았다. 적당한 쌉싸름은 언제나 환영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건 밥이다. 밥이 진짜 질지도 꼬들하지도 않은 적당한 밥이었다. 잘되는 식당이면 전기밥솥으로 하거나 대형밥솥으로 소위 찌는 밥을 내는데, 너무 찰기가 있었다.
알고보니 압력밥솥으로 직접 밥을 했다. 어쩐지 밥이 맛있더라. 반찬부터 밥까지 어디 하나 손길이 안 간곳이 없는 수고로움이 담겨있는 한 상이었다.
덤으로 무한히 채울 수 있는 쌈채소까지. 좋았던 점심 한상이었다.
우렁강된장 + 석쇠불고기 + 우렁회무침 - 15,000(1인) * 2인 이상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