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in B
여기 가면 다른 바를 갈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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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청아씨가 본인의 단골집으로 소개하고, 나의 바 선생님도 본인의 아지트로 추천하고, 한 바텐더님이 ”여기 가면 다른 바를 갈 수가 없어요.“라고 고백한 곳. 한남동에 있는 몰트바 <Tent>다.
빽빽하게 늘어서있는 위스키병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 알콜의존증의 초기 증상이 분명하다. 메뉴판을 보면 나라별로 위스키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데, 가격대를 보면 그 바텐더님이 왜 다른 곳을 갈 수가 없다고 했는지 이해가 된다. 다른 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떤 바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싸다.
가격만 싸다고 해서 좋은 몰트바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것도 이곳은 잘 알고있다. 젊고 훈훈한 남자 바텐더들은 누구 하나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살뜰하게 주객들을 챙긴다. 세심하게 취향을 묻고, 그 날의 위스키를 함께 탐색하며 어쭙잖은 나의 테이스팅 소감에도 호응해준다. 극T도 바에선 F를 만나고 싶다.
보모어 15년, 18년을 시켜 비교 시음을 했다. 15년은 건포도맛 담배를 피는 느낌이 들었고, 18년은 흙 속에 파묻혀있던 건망고를 캐내어 먹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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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instagram.com/colin_be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