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5
서귀포에서 두루치기로 유명한 용이식당이 제주시에도 있다. 처음에는 이름을 도용한 짝퉁인줄 알았으나 용이식당의 가족이 운영하는 곳이란다.
내 기억속의 용이식당은 고등학생때 운동 끝나고 가면 배불리 먹을 수 있던 몇 안되는 식당 중 하나였다.
투박한 불판에 은박호일 하나 깔아놓고 요리조리 굽다보면 호일이 다 뜯어지고 고기는 타서 눌러붙으며 같이 볶는 반찬들과 파채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던 그 곳.
그리우면서도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추억. 오랜만에 방문해본다.
예전과는 달라진 불판이 신기하다. 네모나지도 않고 은박호일도 없네.
서귀포와 제주시의 차이인것인가?
궁금함을 꾹 참고 우선 먹어보기로 한다.
둥그런 불판에 고기를 넣고 육수를 넣어준다. 육수?
서귀포에서 어릴때 먹을때 제일 싫었던 점이 호일에 고기가 늘러붙고 그것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호일이 벗겨지고 그것을 내가 섭취할수도 있는 그런 상황을 겪는다는 것인데. 그 단점을 싹 씻어주는 깔끔한 변화.
칭찬합니다. 좋은 방향으로 자꾸 개선해주세요.
덕분에 촉촉하게 적당히 구워진 고기에 함께 제공된 반찬(무채,콩나물,마늘,파채)을 넣어 볶을때에도 아주 수월하게 할 수 있다. 개취로 김치는 안 볶는게 낫다는. 양념이 맵지않고 적당히 간이 잘 배어있어 참 맛있다.
어느정도 고기를 즐기고 볶음밥을 비벼먹는것이 국룰이라 배웠어요.
배움을 실천하는 것이 올바른 학생의 자세! 꼭 밥을 비벼먹어야 합니다.
여름의 막바지에 된장베이스 오이냉국, 무제한 리필 가능한 무시무시한 공기밥(볶음밥)을 함께하니 정말 행복하고 좋은 한끼!
서귀포의 용이식당 본점은 현재 어떤 느낌일지 참 궁금해짐. 의도치않게 숙제가 하나 생겼네. 숙제하러 서귀포 가야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