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in B
연남 속 이탈리안 클래식. — 유행에 민감한 동네에서 홀로 클래식을 외치는 이 식당은 외부와 단절된 섬처럼 느껴졌다. 이곳의 셰프님은 로마의 트라토리아, 나폴리의 핏제리아, 밀라노와 피렌체의 레스토랑 등 이탈리아 현지에서 10년 정도를 머무르며 경력을 쌓았다고 한다. 메뉴판을 보면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셰프님의 사랑이 물씬 느껴지는데, 남부식 멸치절임, 로마식 카르보나라, 나폴리식 라구, 시칠리아의 그라니타 등 이탈리아 전역의 음식문화를 한 장에 꾹꾹 눌러담았다. 이 식당의 또다른 키워드는 핸드메이드. 소와 돼지고기를 넣고 오랜 시간 푹 삶아 만드는 라구소스부터 계란 반죽으로 직접 제면하는 생면, 기장 멸치를 공수해 만드는 절임, 관찰레, 살시차, 판체타와 같은 육가공품까지 다 직접 만든다. 어지간한 열정으로는 불가능할 일. 매일 아침 구워내는 포카치아를 곁들인 밀키한 감자수프, 마스카포네치즈 비중을 높여 묵직한 부드러움을 선사하는 티라미수, 바질을 듬뿍 갈아넣고 루꼴라를 곁들이는 그라니타와 같이 이곳의 음식들에는 오리지널 레시피 위에 따뜻함이 한 스푼 더해져 있다. 밀당에 능한 사람 보다는, 어쩐지 곰처럼 연애하는 사람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 식당. instagram: colin_be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