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집인데 곱창 말고 다른 음식들이 더 맛있다. 단순히 더 맛있는 수준을 넘어 훌륭하다. 제철을 맞은 전어 회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회 쳐져서 나온다. 지금이 딱 먹기 좋을 시기다. 지방이 올라 고소하고 아직 뼈가 단단해지기 전이라 세꼬시로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썰어진 방식에 따라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고, 초장, 간장, 막장 원하는 소스에 찍어 다양하게 맛 볼 수가 있다. 이 집 막장 자체도 꽤나 맛있다. 바다고기를 먹은 후엔 육고기를 먹었다. 양등심을 주문하면 활활 타오르는 불에 큼직한 고기 7덩이가 나온다. 불이 좋아 금방 익는다. 양등심도 맛있다. 안 먹으면 후회할 뻔 했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식감에 육즙을 가득 머금고 있고 잡내는 안나면서 양고기 향이 기분 좋을 정도로 느껴진다. 쯔란과 더불어 소금과 기름장이 같이 나온다. 다른 양꼬치 집이나 양고기 집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기름장과 양고기의 조합이 재밌다. 식사 중간에 내어주신 직접 담그신 듯한 김치도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곱창집에서 시킨 곱창은 다른 메뉴에 비해서는 큰 감흥은 없었다. 다음에 방문을 한다면 다른 메뉴를 더 먹지 않을까 싶다. 간판 다 지워진 컨테이너 곱창집에서 맛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맛있는 제철 회와 양고기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즐길 수 있는 숨겨진 보석같은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