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물장
더 맛있어져서 돌아온 돌마리 유황오리
석촌에서 15년간의 영업을 마치고, 논현동으로 갓 이전한 오리고기 전문점이다. 동네 최고의 맛집이 떠난다는 사실에 슬펐지만, 석촌동 골목은 이 월클 식당을 담기엔 너무 작은 곳이었을지도.
아직은 입소문을 덜 탔는지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 메뉴는 가격이 조금 오른 것 말고는 비슷하고, 가장 큰 변화는 불판. 사장님이 직접 주문제작한 불판은 고기 기름이 자연스럽게 아래 칸으로 흘러내리면서 밑에 놓은 야채에 자연스럽게 기름이 입혀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런 작은 포인트들에서 사장님의 연구 정신을 엿볼 수 있다.
♤ 생오리 한판 (50,000₩)
구성은 이전과 동일하다. 가슴살, 안심, 다리살, 날개살, 뱃살, 모래주머니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부위별로 맛과 식감이 확연하게 차이난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가슴살과 더욱 부드러운 안심, 쫄깃한 날개와 탄탄한 식감의 다리, 고소하고 기름기 가득한 뱃살과 서걱서걱한 식감의 모래집까지. 한 마리의 오리 안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맛이 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고기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다양한 반찬과 컨디먼츠도 빼놓을 수 없는데, 특히 파와 백김치, 꿀에 절인 마늘은 불판에 구우면 더욱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마늘이 상당한 물건.
♤ 양념오리 한판 (50,000₩)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온 메뉴. 원래도 맛있었지만 생오리에 비하면 임팩트가 약했는데, 이제는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진화했다. 소스가 매운맛과 불맛이 더 강해져서 아주 인상적이다. 고기도 맛있고, 소소하게 떡사리와 야채가 추가된 것도 플러스 요소.
♤ 한우 된장찌개 (8,000₩)
여기 오리고기집 아닌가요...? 한우 된장찌개가 왜 이렇게 맛있지? 두부랑 고기가 듬뿍 들어가서 건더기도 풍족하고, 국물에서 고기 향이 엄청 진해서 엄청 맛있다. 고깃집에선 식사로 무조건 냉면을 시키는 대쪽같은 나의 취향도 돌려놓을 된장찌개.
♤ 김치말이국수 (6,000₩)
김치와 양파, 오이가 들어간 냉국수. 국물이 아주 새콤달콤해서 언제 고기를 먹었나 싶을 정도로 기름기를 싹 씻겨내려 준다.
♤ 오리고기 볶음밥 (4,000₩)
잘게 썬 오리고기가 들어간 볶음밥. 자극적이지는 않고, 감칠맛과 고소한 맛이 중독성 있는 볶음밥이다. 후술할 김에 싸서 먹으면 맛이 배가 된다. 후식으로 파인애플을 구워 주시는데, 하와이안 피자를 싫어하는 본인이지만 여기 파인애플은 신맛이 세지 않고 부드러워서 구워먹어도 맛있었다.
♤ 구워먹는 잇바디돌김 (2,000₩)
불판에 구워서 볶음밥에 곁들여 먹는 메뉴. 한편으로는 굳이 시켜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확실히 맛있는 김이다. 맛을 알고 나니까 다음에도 시켜야만 할 것 같은 느낌.
멀어지긴 했지만 이렇게 맛있으면 또 다시 가지 않을수가 없잖아... 아직 안 가보신 분들은 얼른 방문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