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별
아파트 상가의 세탁소 자리에 문을 열고 세탁소 간판을 떼지 않고 있어요. ‘은파 피아노’가 생각나는데, 어느새 이런 매장들이 많이 늘어났죠.
커피는 저렴한데, 미성아파트 주민들에게는 20% 할인이 됩니다. 그러니까 2천5백원짜리 아메리카노가 2천원이 되는 거죠. 저렴한 만큼 좌석은 없는데, 낮에는 가게 왼편에 간이 벤치를 놓고 있어요. 요즘은 날이 덥지도 춥지도 않으니, 벤치에 앉아서 커피 한잔하기에는 딱 좋다고도 할 수 있죠. 스콘 하나 사서 라떼랑 먹고 있으면 마음만은 뉴요커가 된 기분이랄까요.
커피 맛도 좋은데, 절반 정도 마시고 나면 부정적인 쓴맛이 느껴지네요. 바닥에 가라앉은 미분 때문인데, 미분에서 좋지 않은 맛이 나서, 절반 이후로는 마실수록 (미분을 더 많이 먹게 되니까) 부정적인 쓴맛이 강해집니다. 이걸 이겨내려면 바닐라 라떼라도 마셔야지 않을까 싶구요.
모든 미분이 나쁜 건 아니고, 좋은 미분은 좋고 나쁜 미분은 나쁜 겁니다만, 이 경우의 미분은 나쁜 미분이 되겠네요. 절반까지의 맛은 너무 좋았기에 아쉬움도 그만큼 크구요.
스콘은 상당히 맛있습니다. 버터스콘(3천)을 먹어봤는데, 그냥 먹어도 목이 많이 메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퍽퍽하고, 많이 짜지는 않지만 짠맛은 확실하게 느껴지는데, 바닐라 라떼와 먹으면 단짠의 조화가 좋을 것 같아요.
언젠가 커피의 완성도도 더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PS : 특기사항으로 테이크아웃 컵이 아주 좋아요. 뚜껑을 벗겨도 커피가 전혀 흘러내리지 않고, 뚜껑을 다시 씌워도 마찬가지구요. 일종의 직업병(?) 때문에, 뚜껑을 벗기고 커피를 맛보곤 하는데, 이렇게 커피가 전혀 흐르지 않는 컵은 처음 보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