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in B
사장님, 이렇게 장사하시면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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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백반집살리기프로젝트 #백반을찾아서 세 번째 편에선 한 백반집을 고발하려 합니다.
화양동에 있는 <한식당>. 보통명사를 이름으로 써서 지도앱에서 검색도 어려운 이 식당을 굳이 찾아 간 이유는 이 집의 운영행태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는 세간의 평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찾아가 보니 정말 고쳐야할 점 투성이더군요.
일단, 메뉴판에 허위 기재된 부분이 있습니다. ’한상차림‘에는 메인요리, 찌개 외에 반찬 5종이 포함된다고 되어있는데 실제로는 8종으로 3종이 더 나옵니다. 그것도 모자라, 식전에 주문하지도 않은 양송이버섯구이, 샐러드, 파전이 나오더군요. 당황스러웠습니다.
음식의 양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초등학생 두 명과 함께 갔는데 어른도 먹기 힘들 정도로 많은 양의 밥과 반찬을 제공하더군요. 한 아이는 반도 못 먹었고, 다른 한 아이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배가 불러 그대로 곯아떨어졌습니다. 최선을 다해 잔반을 처리한 아저씨는 그 날 낮잠을 두 시간 자고 저녁도 포기했습니다. 미래 식량 부족 사태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이게 말이 됩니까?
맛을 보니 설탕과 화학조미료를 거의 안 쓰는 듯 한데, 대중식당에서 이러면 평이 안 좋을 수 있다는 것 모르시는지… 엄마가 해준 건강한 밥. 아이들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음식. 실리보단 낭만만 좇고 계신 건 아닌지요.
또 하나 황당한 점은 모든 밥과 반찬을 독상 차림으로 내어준다는 점입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거의 사라진 독상을 왜 만원 대 가격을 받는 백반집에서 봐야 하는지… 반찬을 나눠먹는 걸 꺼려하는 몇 안되는 사람들까지 고려하는 겁니까? 게다가 밥과 찬을 담는 그릇들도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이 아닌 사기그릇을 쓰니까 신경이 많이 쓰이더군요. 설거지할 때나, 서빙 중에도 적잖이 깨져나갈텐데요. 저, 저, 후식 식혜 담아주는 잔도 좀 보세요.
어머님은 주방을 보고, 아드님은 홀 서빙을 맡으신 것 같은데 두 분이서 이렇게 장사를 계속 하실 수 있을 지 심히 우려됩니다. 재료비만 생각하고 두 분 인건비는 생각 안하시는지. 왜 뜨내기 손님인 저까지 걱정하게 하시나요. 벌써부터 대기 손님이 있던데, 앞으로 가게도 키우고 해야 할텐데 어떻게 하시려고 이러시나요. 그렇게 친절하게, 사람좋게 웃지만 마시고, 대답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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