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기행
영덕과 이웃하고 있는 청송의 주왕산. 등산객들의 발길과 입맛을 사로잡는 닭 요릿집이 있다기에 그곳을 찾았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바로 닭불고기와 닭백숙.
메인요리가 나오기 전, 입맛을 돋우는 10여가지의 기본 찬들이 깔린다. 뽕잎, 다시마, 버섯 등의 장아찌와 청송 사과를 사용한 밑반찬들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전채요리의 역할을 한다.
드디어 등장한 닭불고기는 마치 빈대떡처럼 넓적한 비주얼이 낯설다. 닭가슴살 다진 것을 양념하여 구워냈다는데, 과하게 맵지 않은 양념과 풍성한 육향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겉은 바삭하고 속이 쫀쫀한 식감까지!
그러나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남았는데, 닭백숙이 바로 그 주인공. 녹두를 듬뿍 넣어 걸쭉한 국물이 닭의 구수한 맛을 꽉 잡아 그릇 안에 가득 채웠다. 청송은 약수로 유명하다더니, 계속 손이 가는 이 국물의 비법이 바로 거기에 있던 모양이다.
주왕산 아래 이름을 널리 퍼트린 닭 요릿집이 있다더니, 그 행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맛이다.
73화 - 바라던 바다! 영덕 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