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키토제닉 케이크와 스콘 등을 파는, 개포동의 작은 가게.
일가족이 조용히 운영하고 있는 카페로, 시작은 젊은 사장님과 어머님의 건강 관리를 위해 직접 만들어 먹다보니- 였다고. (초기의 당질제한식 베이커리들은 대체로 특정 불치 질환의 당사자나 그 가족들이 자급자족을 위해 시작한 케이스가 많았다)
전 제품은 아몬드가루와 대체당, 코코넛 등으로 만들어진다.
당근케이크가 베스트셀러인 듯.
당근케이크, 초콜렛 케이크,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먹어보았고 셋 다 촉촉하고 부드럽고 깔끔했다. 소위 키토제닉 디저트라는 것들도 이제는 상당히 변질되어서, 아메리칸 쿠키처럼 과도하게 버터와 유크림과 견과류를 때려넣어 ‘저탄폭지’ 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는데, 여기는 그런 경향이 적은 편. 그냥 맛있는 케이크네, 정도의 감상이고, 그런 의미에서 적절하다.
당근케이크는 크림치즈가 아닌 코코넛크림으로 프로스팅을 올렸다고 하는데 달달하고 매끄러운 질감의 크림이 묵직하지 않아서 가볍게 먹히는 맛이었고, 초코케이크도 시트는 적당히 진하고 쌉싸름한 카카오의 맛이 나면서 많이 달거나 느끼하지 않은 크림과의 배합이 괜찮은 편이라 당근케이크를 먹은 후에 먹었음에도 마지막까지 물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크림이나 시트 둘 다 오일리하지 않은 점이 좋았음… 버터를 많이 사용하면 풍미도 올라가고 시트도 더 촉촉해지겠지만 속에는 정말 부담이 되는데 케이크 세조각을 해치우고도 전혀 그렇지 않더라.
치즈케이크는 꾸덕과 포슬 그 중간 어드메쯤의 텍스쳐로 치즈케이크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무난히 맛있다고 느낄 수 있을 맛. 사진으로도 짐작 가능하지만 고온에서 단시간 구웠다기보단 적당한 온도에서 조금 더 오래 구운 모양이라, 가장자리가 빠듯하고 안으로 갈 수록 크리미해지며 고구마향이 나는 케이크를 기대했던 입맛으로선 그 점이 다소 아쉬웠다.
다이어터들이나 대체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말하는 ‘속세맛’ 은 믿어서는 안 되는 것이 정론이지만, 대체식품이라는 전제를 버리고 보더라도, 우리 동네에 있었다면 꾸준히 방문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카페였다. 그냥 그 자체로 맛있는 케이크고, 굳이 키토식이나 제한식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평범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케이크라서.
(물론 혀끝이 민감하다면 설탕이 아닌 감미료의 한계에서 오는 미세한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긴 할 것이나…)
일반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일부러 찾아갈 것까지는
없지만, 당질제한식을 시도중이거나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추천함직하다.
가족운영이다 보니 현재 별 일 없으면 연중무휴라고 하며
최소 이삼일 전에 문의하면 홀케이크 주문제작도 가능.
1호 사이즈 3만원 중후반대부터, 2호 사이즈 4만원대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