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키
* 마디그라 Mardi Gras (펍,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철동 - 수도권 전철 1호선 종각역 부근)
서로를 qt라 부르는 장교대 동기 만나서 마셨습니다. 올해 봄으로 기억하고, 일요일에 명동/종로 일대에 문을 연 마땅한 펍이 없어서 고심하다가 이 곳을 떠올리고 방문했습니다. 2021년 문을 연 곳입니다.
마디그라는 미국 뉴올리언스, 모빌 등 일대에서 열리는 축제로서 사순절 전 갖은 음식을 활용해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는 기독교(카톨릭) 행사로 출발해서 현재는 Big Easy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앨라바마 또는 루이지애나의 거대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 마디 그라에 관한 설명을 길게 한 이유는 이 펍의 컨셉이 바로 마디 그라 축제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하면서 화려한 복장과 축제 분위기를 구현하고 있어요. 가면을 비롯해 반짝이는 벽 장식, 미러볼과 조명 등 인테리어가 상당히 돋보입니다. 상영되는 뮤직비디오나 다큐도 이런 흥성거리는 분위기와 어울려요.
제법 다양한 탭과 음식을 갖추고 있으며 맛도 괜찮습니다. 종각 일대 상권이 상당히 침체기인데, 이 일대를 오랫동안 다녔던 사람으로서 이런 제대로 된 컨셉의 펍이 생긴 것이 반가웠습니다! 접객도 매우 친절합니다. 검보라이스, 잠발라야 등 미국 남부 음식을 잘 구현했다는 것도 재미있어요.
👎이런 야심찬 기획을 구현한 공간임에도 뭔가 펍으로서의 정체성은 살짝 부족한 느낌입니다. 라인업도 조금 애매하고, 특히 병 제품은 음... 드링크 로컬은 좋지만 어느 정도 맛이 보장되거나 이런 것들 위주로 구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화려한 분위기가 되려 매장 내 섭식의 경험을 방해하는 듯한 인상도 받았습니다. 제가 나이를 쿨럭 연식을 쿨럭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결국 발길을 이끄는 요소는 편안함인데 그런 요소가 살짝 모자라달까요. 같이 간 친구도 비슷한 의견을 개진했는데... 이런 불만 내지 지적 모두 의미가 없도록 더 발전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