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치즈처럼 고소한 곱이 터져 흘러나오는 명품 곱창>
집 근처에 최애 곱창집이 하나 더 생겨 앞으로 곱창 당길 때마다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할 판이다. 강남구 신사동이 아니라 은평구 신사동에 위치한 얕볼 수 없는 수준급 곱창집이다.
유튜버 ‘쯔양’이 무려 19인분을 먹고 간 곱창집으로 알려져 있고 정확한 업력은 모르겠으나 꽤 오랫동안 영업해온듯하다. 크지 않은 규모에 살짝 허름한 걸로 보아 딱 느낌이 왔다.
곱창집 메뉴는 사실상 거기서 거기라 지체 없이 모둠 하나를 시켰고 인원이 셋이라 곱창을 하나 추가했다. 모둠 한 판은 2인분이며 곱창과 대창, 염통 그리고 벌집 등이 포함된다.
밑반찬으로는 간, 천엽과 곱창에 곁들인 기름장, 간장소스 그리고 콩나물국이 나오는데 전형적인 구성이라 큰 특색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술안주로 삼기에는 부족함 없었다.
모둠은 초벌이 되어 나오고 사장님께서 일일이 잘라주시면서 부위별로 어떻게 먹으라 설명해 주셨다. 염통, 벌집, 곱창, 대창 순서대로 기름장 또는 간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했다.
먼저 염통은 크기가 손바닥만 해 길고 터프하게 잘라주셨는데 그래서인지 식감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씹으면 쫄깃함이 딱 한 번 느껴지곤 그 이후로 부드럽게 입안에서 싹 사라졌다.
곱창 기름을 한껏 머금은 벌집은 야들야들하면서 쫄깃한 게 도저히 목구멍으로 넘기고 싶지 않았다. 주로 튀기듯 바짝 구워 먹는 부위지만 오래 굽지 않아도 이날은 충분히 좋았다.
압권이자 주인공은 역시 곱창이었는데 곱 기름이 맛으로나 비주얼적으로나 마치 치즈 덩어리 같았다. 엄청나게 고소하고 크리미했으며 터져 흘러나올 만큼 곱 기름이 꽉 차 있었다.
대창의 경우 느끼해 개인적으로 썩 좋아하지는 않으나 겉은 바삭, 속은 말캉한 식감 하나는 분명 매력적이었다. 씹었을 때 탁 튀어나오는 기름이 좀 부담스러워도 따라올 자가 없다.
곱창 기름에 방치하다시피 내버려둔 감자는 두꺼운 감자튀김처럼 잘 튀겨져 중간중간 열심히 먹었다. 감자뿐만 아니라 곱창도 시간이 지나도 딱딱하게 안 굳고 더욱 맛있어졌다.
배불리 먹고 마무리는 늘 하던 대로 볶음밥, 2개만 볶아달라고 했는데 3개 볶았어도 될 것 같다. 곱창은 더는 못 먹을 것 같더니 그 기름에 볶은 밥은 또 왜 이렇게 잘 들어갈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