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우체국
"헐"이 아니다. "헤올" 이었다. 행궁동에 갈 때마다 간판 보면서 철썩같이 "헐" 이라고 믿었었는데.. 뭔가 혼자만의 배신을 당한 느낌? ㅋㅋ 행궁동 도로 주변 상가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카페가 위치한 건물도 꽤 낡은 상가 건물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입구는 허름했다. 하지만 2층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마법처럼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내가 디자인은 잘 모르지만 감각적으로 배치된 색상과 인테리어가 눈을 맑게 해주는 기분이 든다. 2층에서 주문을 할 수 있고 자리는 2층과 3층에 실내 자리, 4층 옥상에 루프탑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2층이 제일 시원하긴 한데 3층이 좀 더 조용하면서도 뷰가 좋아서 3층 창가 자리가 제일 명당이 아닌가 싶다. 루프탑도 예쁘고 운치가 있긴 하지만 요즘처럼 더우면 낮에는 버티기 쉽지 않을 듯 하다. 조명이 예쁘게 켜지는 밤 시간에는 루프탑도 괜찮을 것 같다. 일단 위치가 사기적이다. 루프탑에서, 혹은 실내 통창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장안문 뷰가 그야말로 장관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낮보다는 밤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데, 장안문과 그 주변 성곽의 조명이 상당히 밝고 예쁘기 때문에 보는 맛이 있다. 거기에 주변 카페들보다 조금 더 오래 영업을 하기 때문에 밤 풍경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주문은 이곳의 시그니쳐 메뉴인 듯한 소오름 과 피치 앤 블랙 티. 소오름은 아인슈페너 크림 위에 소보로 가루가 올라가있는 형태였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냥 아인슈페너를 마시는 게 좀 더 깔끔한 느낌이었고, 피치 앤 블랙 티는 편의점에서 파는 종이팩 쥬스 같은 맛이 났는데 달달하니 나쁘지 않았다. 음료들이 가격대가 좀 있고, 냉정하게 말하면 조금 비싸게 느껴지는 가격이지만 여기에 뷰 맛의 가격이 포함된다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행궁동의 수많은 카페들 중 최고의 뷰 맛집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혹시 행궁동에 놀러왔다면, 혹은 수원에 야구나 축구를 보고 늦은 밤 잠깐 머물다 갈 곳이 필요하다면 이 곳을 추천한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