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꼬리
좋음과 추천 사이. 서울대입구역과 봉천역 중간쯤에 위치한, 스프 주는 돈까스&파스타집이다. 가게 안팎이 모두 깔끔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데, 아무래도 노포가 많은 동네여서 무척 눈에 띄었다. 돈까스 두 개와 크림돈까스를 주문하니 스프가 먼저 나왔고.. 스프 나오는 경양식 돈까스집이 너무너무 오랜만이라 괜히 반가웠다. 좀 짜긴 했지만 다음에 나올 돈까스를 기대하게 하는 스프를 싫어할 수가 있을까? (이러면서 스프 사진은 없음ㅋㅋㅋ 스프 인심도 넉넉하다) 스프를 다 먹고 나니 정갈한 담음새의 돈까스를 내주셨는데 아니 이 크기와 두께는?!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두툼하고 부드럽고 냄새 없는 고기를 바삭하게 잘 튀겨서 돈까스 자체도 참 괜찮았고, 할라피뇨가 들어간 크림돈까스 소스는 살짝 매콤해서 끝까지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부모님이 주문하신 일반 돈까스도 한 입 먹어봤는데 옛날식 소스맛은 아니지만 무난하게 맛있었다. 장국은 셀프인데 귀찮아서 안 갖다먹음.
음식 자체로 엄청난 맛집이냐 하면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이 주변 상권을 생각하면 추천을 두 개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좋은 음식과 아늑하고 청결한 가게 분위기, 군더더기 없는 접객, 훌륭한 가성비까지, 크게 모자란 부분이 없는 가게. 이 근방에선 봉이돈까스 & 냉모밀우동 https://polle.com/p/5835Oh 이 매우 유명하지만, 위생 문제와 현금 결제 유도가 꺼려져 가지 않는 입장에선 이 가게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고 돈까스를 그리 좋아하시지 않는 부모님도 몹시 만족스러워 하셨다. 늦은 시간에 방문했더니 다른 손님이 없어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다음엔 카레돈까스랑 파스타를 먹어봐야지!
*이 동네에선 드물게 주차가 가능한 가게로, 별도의 주차장 표시는 없고 그냥 건물 뒤편에 대면 된다. 다만 그 건물 뒤편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통행량이 상당한 일방통행 도로변에 있는 데다 폭도 좁은 편이라서 만약 차가 많이 크거나 운전이 서툴다면 난감할 수도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