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이
📍광연, 일산
제가 요즘 맨날 재택을 하고 있어서 밖에 나갈 일이 잘 없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집에 있다 보니 엄마랑 계속해서 붙어있어서 엄마를 관찰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친구 만나서 밖에서 이것저것 자주 먹는 반면, 저희 엄마는 항상 집에서 본인이 한 밥 먹고… 생각해 보니 너무 질릴 거 같은 거죠? 그래서 어느 날은 민생 쿠폰도 쓰고 맛있는 것도 먹고, 또 엄마랑 데이트도 하고. 아주 도랑치고 가재도 잡을 겸 밤리단길에 위치하고 있는 #광연 에 가서 맛도리 음식을 먹고 왔습니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집인데요, 이유는 우선 훌륭한 마케팅 덕분인지 되게 감각적으로 보였고요. 두 번째 이유는 일산에서 생면 파스타 하는 곳이 흔치 않은데, 여기는 무려 트러플 파스타를 생면으로 조리하는 곳이라고 해서 정말 초기부터 저장을 하고 봐왔어요. 그러다가 엄마가 갑자기 트러플 파스타가 너무 드시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바로 광연으로 예약해 방문했습니다. 저희는 캐치테이블로 예약하고 방문헀어요.
그러면 광연에 갔을 때 테이블로 안내를 해주시는데, 안내된 테이블로 가면 사장님께서 아주아주 귀여운 손글씨로 제 이름을 새겨둔 컵을 마주하게 됩니다. 약간 여기서 반전매력을 느낀 게, 매장은 뭔가 되게… 고급스럽고 뭔가 차가워 (?) 보이는 반면, 와인잔에 적힌 글씨는 진짜 대박 귀여워요 ㅋㅋㅋㅋ 🥹
아무튼, 와인을 들고가서 콜키지 비용 2만원이 들었고요, 음식은 로메인 샐러드, 트러플 파스타, 그리고 성게알 파스타를 주문했어요. 광복절에 방문을 했는데, 이때 마침 광복절 연휴 기간이었어서 24,000원인 성게알 파스타를 무려 12,000원에 먹은 럭키비키한 날이었습니다. ✌🏻 로메인 샐러드는 1만원, 트러플 파스타는 28,000원이었는데요. 아무래도 생면이다 보니 가격대가 상당하긴 했습니다. 🥲
근데 정말 생면… 다시 봤어요. 입 안에 돌돌 넣어서 먹는 순간 꼬독꼬독 씹히는 게 약간 홍콩에서 맛봤던 완탕면 같기도 한 와중에 크리미한 소스랑 트러플 향이랑 너무 조화롭게 어우러지더라고요. 성게알 파스타는 그냥 파스타면으로 조리해주셨는데, 이게 옆에서 비교가 돼서 사실 트러플 파스타에 압도적으로 손이 많이 가긴 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가 해산물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아서 원래도 성게알 파스타보단 트러플 쪽에 손이 많이 갔을 거긴 합니다. 근데 제가 다른 데에서 먹었을 때보다 비릿한 향이 덜하기도 했고, 사알짝 매콤한 맛 덕분에 물리지 않게 잘 먹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사실 트러플 파스타가 많이 느끼하다보니, 뭔가 중화해줄 게 필요했는데 성게알 파스타가 그 역할을 잘한 거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파스타 윤기가 미치지 않았나요 (p).
로메인 샐러드는 딱 로메인 샐러드 정석의 맛이었는데, 소스는 뭔가 사장님께서 직접 제조하신 거 같았어요. 베이컨이랑 잘 어우러지고 맛있었습니다!
식전빵부터 해서 모든 음식이 나오는데 15분 정도 걸린 거 같아요 - 그만큼 정말 정말 정말. 빨리 나왔습니다! 그게 너무너무 만족스러웠고요. 좀 신기했던 건, 확실히 밤리단길 연령층이 그렇게 높지 않아서 그런지 반주를 하면서 즐기시는 분보다는 콜라와 함께 가볍게 식사하고 가시는 분들이 많으신 거 같았어요. 그래서 저희가 한 세 번째로 들어왔는데 마지막 손님이 되어버렸답니다 하하… 그래도 와인 리스트 확인해보니 판매하고 계신 와인이 많은 거 같아서 한 번 경험해보시는 거 추천드려요. 무엇보다 요리랑 정말 잘 어울리거든요! 콜라랑만 먹기 좀 아쉬운 맛입니다.
일산에 이런 맛집이 하나 둘 느는 게 너무 좋아요! 정다운 한식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분위기 내서 먹는 것도 좋으니까요. 아무튼, 저희 엄마 맛도리 먹이기 프로젝트 첫 번째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앞으로 또 맛있는 집들 찾아서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