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scious.K
#양재동 #오징어회세꼬시 "의외의 장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났을 때의 희열" 1. 양재역 부근은 이상하게 마음에서 멀다. 직장에서 가기도, 집에서 가기도 애매한 거리에 걸출한 맛집도 <작은공간> 이외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데 양재역 뒷골목에 먹거리 골목이 있다는 것을 이번 방문으로 처음 알았다. 하긴 강남지역에 오래 살았어도 가보지 않은 동네는 생소하기 마찬가지지만 생각보다 인근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감가는 먹거리 골목이 있다는 사실이 왠지 정겨운 느낌이 드는 동네다. 2. 급하게 모임 장소를 잡은 곳인데 양재역 부근에서는 꽤 이름이 나있는 것 같다. 지하의 작은 매장임에도 손님이 가득하다. 횟집 보다는 포차 분위기의 세팅인데 메뉴들을 보면 계절 세꼬시와 오징어회가 메인이고 철마다 달라지는 회메뉴가 보인다. 오징어집 답게 식사메뉴에 오징어라면이 있는 것도 재밌는데 그보다 더 재밌는 것은 무려 <8,000원의 짜장라면> 메뉴다. 회보다 오히려 더 기대가 됐었다. 3. 기본 안주가 뻔데기와 고동이 나오는데 이것만 봐도 이집이 주당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치, 순두부 같은 메뉴는 아무래도 소주 안주로는 약해보인다. 그런데 일식에서 전채로 주는 <오토시> 처럼 번데기와 고동은 따끈하고 단백질이기 때문에 소주 안주로 참 좋다. 그러다보니 회가 나오기 전에 소주 1-2병은 거뜬하다. 4. 이집 오징어회가 생각보다 아주 좋다. 기계로 얇게 썰어내는 국수 같은 기계회가 아니라 칼질로 포떠낸 (마치 맛짱조개 처럼) 회다. 생각보다 질겅거리는 오징어 특유의 끈적거림이 없는 칼놀림이다. 일식 같이 정갈한 칼놀림은 아니지만 투닥하면서 오징어의 단점을 극복하는 좋은 솜씨다. 5. 광어와 도다리 세꼬시를 섞어 주문했는데, 고소함이 참 좋다. 물기도 잘 뺐고 썰기도 얄팍하게 잘 썰어서 꼬들한 식감이 훌륭하다. 크게 기대하지 않은 허름한 뒷골목 횟집에서 예상보다 맛있는 회를 만나니 기분이 좋아지는 술자리다. 6. 이집 회의 맛을 상승시켜주는 중요한 요소가 <양념장>이다. 오징어에는 초고추장을, 세꼬시에는 된장을 주시는데, 초고추장에는 마늘과 깨소금, 청양고추를, 된장에는 마늘과 참기름, 깨소금, 청양고추를 넣어주신다.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깨소금의 고소함이 여간 아니다. 그러면서 단조로운 회맛에 액센트를 강하게 준다. 기가 막힌 양념장들과 회의 궁합이다. 집에서도 꼭 따라하고 싶은 조합을 발견했다. 7. 가장 기대했던 짜장라면은 아주 훌륭하다. 마치 간짜장처럼 다량의 양파와 고추, 그리고 싱싱한 생오징어를 넣고 볶아냈는데, 선주후면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정도로 “불량”하면서 듬직하다. 꼬들하게 씹히는 오징어다리가 키포인트. 8. 양재동 뒷골목에서 아주 좋은 횟집을 만났다. 부담 없이 선술집 처럼 가볍게, 맛있게 먹기에 참 좋은 곳이다. 다음에는 오징어라면에 도전해 뵈야겠다.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