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온순
뭔가 부족하지만 갖출 건 다 갖춘, 무교동 닭곰탕 막국수.
학생 시절의 추억을 더듬다가, ‘다락’이라는 닭곰탕집을 그리도 많이 다녔던 것을 떠올렸습니다. 당시 가격이 저렴하기도 저렴했고, 얼큰하고도 시원한 닭국물의 ‘포근함’ 때문에 좋다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홍대 앞 골목에 있을까 싶어 검색해보니, 상호가 ‘다락투‘로 바뀐 모양입니다. (아닌가... 원래 다락투였었나...?)
계속 추억을 되새기다 보니 닭곰탕이 땡기네요. 닭한마리, 닭칼국수 등 여러 국물닭 요리가 있지만서도, 닭곰탕 특유의 헐렁함과 깔끔함, 부실함이 주는 매력이 있지요. 회사 근처의 닭곰탕집을 검색해봤습니다. 오, 마침 근처에 닭곰탕집이 있군요!!!
매장에 들어서지 마자 닭곰탕(1만원)을 주문했습니다. 자리에 앉아 물을 한 잔 따르고 있으려니 바로 음식이 나옵니다. 아! 맞아요. 닭곰탕은 주문하면 바로 나오는 음식이었던 걸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주문 후 자리로 음식이 나오기 까지 3분이나 걸렸을까 싶어요.
여기 닭곰탕은 양념장이 들어가질 않는군요. 학교 앞 음식점에선 (어린 친구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자극적인 여러 장치들을 하는 것 같은데, 인근에 직장인들이 모인 이 집의 닭곰탕은 담백하고도 깔끔함 그 자체입니다. 추억의 맛을 더듬어 찾아온 건데, 뭔가 아쉬움이 있네요. ㅎㅎ
그래서인지 평소같으면 담백하고 좋다고 느꼈을 법한 맛이, 뭔가 부족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 보면 닭곰탕이 담아야 할 모든 맛이 제대로 담겨있었던 듯 합니다. 냄새 하나 없이 담백하게 잘 끓여 담은 국물, 잘게 찢은 닭고기의 퐁실한 식감, 듬성듬성 무심하게 흩뿌려진 파가 적절히 어우러집니다. 특색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기본을 잘 지킨 닭곰탕입니다.
혼밥하기 매우 좋은 식당이라고 느꼈습니다. 음식이 무지막지하게 빨리 나오는 것도, 국물이 델 정도로 많이 뜨겁지 않은 것도, 김치와 고추범벅의 적절한 양과 맛도, 밥을 말았을 때 밥알의 꼬들함 정도도, 격리된 듯한 매장의 자리 세팅도 뭔가 혼밥에 적당하다고 느끼는 요소로 느꼈달까요?
인근 직장인 분들이시라면 한 번쯤 방문해보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단, 큰 기대는 말고 방문하세요. 엄청 특색있는 맛집은 아니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