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창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 원테이블 맡김차림 식당 이전의 꼬치식당을 인수하여 상호 그대로 쓰지만 꼬치요리는 없고 인당 8,10 두 가지 코스, 맡김차림을 낸다. 열명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직사각형 식탁과 네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정사각형 식탁이 노란 등아래 아늑하게 놓였다. 첫 요리는 전복물회. 전복을 얇게 저며 여러 야채와 잘 버무려 낸다. 일반 물회처럼 전복 몇 조각 든게 아니라 전복이 가득들고 야채가 조금 들었다. 얼음은 몇 덩어리 뿐 재료가 가득. 재료로 압도 당하는 이런 전복물회는 처음이다. 새콤한 물회가 입맛을 돋운다. 역시 우리나라 스타터. 모둠회. 일반적인 구성이지만 두툼하게 썬 도미, 광어, 농어, 참치 등이 넉넉히 들고 가운데는 조린 새끼전복과 명란젓을 놓았다. 한 점 씩 맛보니 샤리를 만들어 옆에 한 접시 올려 놓는다. 각자 좋아하는 생선을 올려 초밥을 만들어 먹는다. 훌륭한 자가 조제 안주다. 재첩국. 뽀얀 조갯국물에 부추가 듬뿍 든 뜨거운 국물요리. 재첩이 적당히 든게 아니라 재첩반 물반일 정도로 들었다. 그러니 국물이 맛있을 수 밖에. 해장이 되면서 동시에 술을 부르는 묘약.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없는 갈비찜. 갈비 수북이 올리고 맛난 갈비찜 국물도 즐길 수 있는 국민 요리. 동글하게 깎은 무우와 당근은 그리 많지 않고 갈비가 대부분. 밥 비벼 먹고 싶다. 스테이크 플래터. 양파채를 같이 올려 소스와 함께 하는 미디엄 굽기의 등심. 특별한 접시라고 김민철 쉐프가 귀띔해 준다. 마지막이 의외인데 면이나 밥과 국, 이런 국물 요리가 아니라 깔끔한 고르곤졸라 피자. 신선한 탄수화물의 마무리. 여러 가지 잡다한 요리를 내지 않고 한가지를 내더라도 모두가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재료를 넉넉히 쓰는 쉐프의 철학이 충청도 인심을 대변하는 듯 했다. 매 저녁 한 팀만 받아, 특별한 시간 특별한 저녁을 주는 식당. 마치 가정에 초대 된 느낌을 주는 편안한 식당. 음식도 하나 하나 맛있었지만, 대전 천안 충청에 있는 제자들이 함께 모여 선생님을 대접한 그 마음들이 더 귀하고 소중했다. 잘 커서 청출어람이 된 후학들 보는 것, 선생 참 보람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