쁜지
원래는 볶음짬뽕을 먹으러 갔다.
그런데 테이블에 나온 음식은 간짜짬뽕.
혹시 주문이 잘못된 건가 싶어 사장님께 여쭤보니, “앗, 잘못 나왔네요. 이게 더 비싼건데요…” 하고 머쓱해하신다.
서빙만 잘못된 거라면 괜찮다고, 그냥 이걸로 먹겠다고 했더니 사장님은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셨다.
이 집은 특이한 메뉴 구성이 인상적인데, 음식 자체는 꽤 정성껏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젓가락을 들었는데,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직접 바로바로 볶아내서 그런지 칼칼함과 불맛이 확 살아 있었다.
빨간 짬뽕 소스와 검정 짜장 소스를 섞은 비주얼이 어색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조화롭다.
해물도 충실하게 들어 있었다. 조개와 오징어가 그냥 모양만 갖춘 게 아니라, 튼실하고 신선한 느낌이 났다.
대충 때운 볶음 해물의 느낌이 아니라, 알차게 챙겨 넣은 흔적이 보였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고급진 짜파구리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단순히 짜장과 짬뽕을 섞은 정도가 아니라,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맛이다.
볶음짬뽕 특유의 칼칼함과 불맛, 조미료의 강렬한 맛이 확 살아 있고,
그걸 달콤한 짜장소스의 전분감이 자연스럽게 감싸 안는다.
칼칼하고 강렬한 맛과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서 번갈아 올라와서,
한입 한입이 꽤 바쁘게 넘어간다.
여의도 직장인들처럼 스트레스 쌓여서 입맛이 무뎌진 날,
이런 한 그릇을 만나면 입맛이 확 살아날 것 같다.
칼칼하고, 달콤하고, 기분까지 조금 풀리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