쁜지
순하게 볶아낸 볶음밥과 직접 만든 군만두
간판부터 노포 포스가 넘치는 이 집.
서울 시내에 숨은 맛집 이란게 존재하나? 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또 뽈레나 특정 지역 기반으로 활동하는 블로거들이 소개히시는 곳들을 보면 네이버 리뷰가 10개도 안되는데 맛집인 경우가 또 꽤 있기는 한데 이 집이 딱 그렇습니다.
점심 한가한 시간이라 사장님 부부가 잠시 쉬고 계셨는데, 주문이 들어가자마자 웍 불을 올리며 리드미컬하게 볶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데 이게 비행기 이륙하듯 강렬한 굉음이 아니라, 은근히 순하고 차분한 웍질이에요.
볶음밥이 나오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계란 지단.
요즘은 후라이를 올려주는 집들이 많지만, 사실 중화요리 볶음밥의 근본은 지단이라고 합니다.
60~70년대까지만 해도 화교 중국집에서 볶음밥엔 지단을 올리는 게 일반적이었다고 하고, 산동·북경·동북 지방 화교들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이런 스타일을 이어온 거라고 하네요.
70년대 후반 이후 계란 가격이 저렴해지고 모양새가 좋다는 이유로 호텔식 후라이가 대세가 된 것인데, 아직도 지단을 올려주는 집은 옛 방식을 지켜온 곳이라 볼 수 있습니다.
밥은 고슬고슬하면서 기름내가 은은히 감도는 맛.
쎈불의 박력 대신, 잘 굴려 볶아낸 순한 맛이 특징입니다.
특히 짜장을 따로 내주는데, 간간히 밥에 얹어 먹으면 짠맛과 단맛이 적절히 어우러져 별미.
볶음밥 자체가 완성도가 높아 밥만 먹어도 만족스럽고, 짜장은 살짝 곁들이는 용도라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볶음밥이 마음에 들어서 다른걸 시켜 볼까 하고 군만두를 추가 주문했는데, 모양부터가 직접 빚은 만두임이 드러납니다.
요즘 노포들도 공장에서 만든 만두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직접 빚어 구워내는 스타일.
바로 인근에 동해반점도 제품 만두 쓰죠.
바삭하게 튀긴 만두가 아니라, 기름 적게 두르고 살살 구워내 겉은 약간 그을렸지만 속은 찐득하고 촉촉합니다.
젓가락으로 집어 들면 스르륵 처짐이 있는 군만두.
속은 당면이나 두부 없이 고기·부추·대파만 들어가 담백하고 클래식한 맛을 보여줍니다.
사장님 내외의 스타일이 욕심 없이 동네 장사에 충실한 느낌이라 화려한 개성은 없지만, 오히려 그래서 편안한 맛이 살아있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단골 삼기엔 더없이 좋은 집이고, 동해반점에 자리가 없을 때 대안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곳입니다.